역대급 '고양이 집사'가 나타났다…"내 집은 고양이들의 놀이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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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렉 크루거(Greg Krueger·50)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사는 크루거는 지난 20년 간 자신의 집을 ‘고양이 놀이터’로 개조했다. 이 작업에 투입된 경비만 총 1만 달러(약 1106만원)다.

20년 전 크루거는 자신이 키우던 네 마리의 고양이가 높은 곳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찬장 위에 앉을 곳을 마련해줬다. 이후 바닥부터 찬장 위까지 고양이 몸에 맞는 계단을 설치했다.

고양이들이 자신이 만들어준 공간과 길을 좋아하자 크루거는 벽면을 따라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 판자를 이어 붙여 ‘고양이 길’을 만들었다. 현재 크루거의 집에 있는 모든 방은 ‘고양이 길’을 갖고 있다. 이 길의 총 길이를 합하면 100야드(약 191미터)에 달한다. 크루거는 “평소 내가 길을 좋아했는데 우리집 고양이들도 좋아하더라. 그래서 두 가지를 합쳤다”고 말했다.

크루거는 고양이들이 이 길을 걷다가 언제든 잠에 빠져들 수 있도록 길 중간중간에 쿠션을 이용해 고양이 침대까지 마련했다. 또 고양이들이 방과 방 사이를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벽을 뚫어 38개의 작은 구멍, 즉 고양이 전용 ‘문’을 만들었다.

크루거는 지난해 가을 아스퍼거 증후군(일종의 발달 장애)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이 고양이에게 유독 집착하는 원인이 이 병 때문이었음을 알게됐다. 그러나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그의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었다면 내 집은 ‘고양이 놀이터’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으면 멈출 생각이 없다. 오래 걸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웬디, 비키, 트래시, 트러블, 슈팅스타, 인디라는 이름을 가진 여섯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트루거는 “나는 고양이를 사랑하고 그들도 나를 사랑한다”며 “여기 사는 사람은 나 혼자지만 나는 내가 혼자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고양이들은 가족이다”고 말했다.

조은비 온라인 중앙일보 인턴기자
ceb9375@joongang.co.kr
[사진 그렉 크루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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