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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식생활하면 따로보충할 필요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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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숙대 김명자교수가 말하는 비타민의 허와 실
현대인은 비타민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비타민을 너무 과신하는 것 같다. 비타민만 먹으면 무병장수나 누릴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한알에 몇백원씩 하는 그 비싼 약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물론 비타민이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영양소임에 틀림없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견들이 너무 분분하다. 감기나 암에 특효약인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전혀 근거 없다고 일축하는 학자도 있다.
또 정상적인 식생활만으로도 비타민은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공해에 찌들어가는 현대인에게는 더 많은 비타민이 요구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생화학자인 김명자박사(숙명여대 화학과 부교수)는 비타민의 그 신비와 상식을 알기쉽게 해설한 『현대인과 비타민』 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이를 중심으로 비타민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본다.

<◇종류와 기능>
비타민이라는 이름이 처음 붙여진 것은 1910년. 물에만 녹는 수용성인 B군·C, 기름에만녹는 지용성인 A·D·E·K등 그 종류는 다양해 A에서 U까지 20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D는 그 기능상 호르몬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비타민은 탄소·수소·산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로서 에너지발생에 직접 간여하지는 않지만 극 미량으로 새포의 성장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로서 기계를 잘 돌게하는 윤활유에 비유할수 있다.
비타민은 인체안에서 생합성이 안되거나 합성이 된다해도 양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음식물로 섭취해야하며 그래야만 재기능을 다할수 있다. 따라서 비타민은 약품이 아니고 식품이며 그렇다고 음식대용품이 될수도 없다.

<◇효과>
흔히 무슨 비타민은 무슨 병에 좋더라는 식의 소문은 마치 비타민이 좋은 치료제인 것처럼 만든다. 그래서 비타민 요법이라는 것이 성행하는 것이다.
즉 A는 여드름과 폐암의 예방치료에, B는 만성피로와 알콜해독제로, C는 감기나 암의 예방 치료, D는 해독제, E는 노화방지(항산화제)와 심장병·암예방·해독에 좋다는 것들이 그런 예들이다.
동물실험과 일부 임상 데이터만으로 꼭 그렇다고 단정할수는 없는 일이다. 암세포를 파괴하는 작용을 발견했다하여 그것을 곧 항암제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것이 영양소임에는 틀림없으므로 다른 영양소와 함께 건강을 지켜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떤 사람이 먹는게 좋은가>
비타민의 과대선전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정상적인 식생활을 하는 사람이 따로 비타민을 보층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람에따라 비타민 소모가 많은 경우에는 보충이 필요하다. 병약자나 노인·임산부·술·담배가, 과한 사람·고단백 식이요법자·완전 채식가·피임약 복용자등은 특히B군이나 C가 고갈되기 쉬우므로 보충이 필요한 것이다.

<◇하루중 언제 먹는가>
비타민은 음식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음식과 함께, 특히 가장 든든히 먹는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빈속에 먹는 것은 위에 부담을 주거나 속이 뒤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타민 C와 B복합체는 수용성이라서 과잉분은 대부분 소변을 통해 배설되므로 매일 매일 섭취해야한다. 불규칙적언 섭취는 시간과 돈의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보관>
비타민은 열·빚·공기에 약하다. 따라서 식품이나 비타민 제제는 건조하고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한다. 뙤약볕에 내놓고 파는 채소나 시든 채소, 형광등아래 보관하는 슈퍼마키트의 채소는 비타민이 파괴되기 쉽다.
또 조리나 저장, 가공할때도 비타민이 반이상 파괴, 손실되고 있어 채소는 많이 먹으면서 상대적으로 비타민이 부족되는 것이 우리의 식생활이다.

<◇과다증>
수용성 비타민은 대개가 배출되므로 괜찮으나 지용성중에서도 A·D는 체내에 축적되어 과다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A는 탈모·메스꺼움·설사·두통·생리불순을, D는 신장결석·갈증·피부가려움증이 나타날수 있다고 주장된다.
그리고 A의 중독증은 D의 결핍증을, D의 중독증은 A의 결핍증을 초래할 수 있다.
알콜은 비타민 L (티아민)을 크게 소모시키고 또 담배 한개비는 비타민C 25mg을 파괴시킨다고 한다. 따라서 술·담배가 습관적으로 지나친 사람은 이들 비타민의 보충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신종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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