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셋 중 두 명 “가격 비싸도 친환경제품 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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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4일 오전 서울시내 한 백화점 지하의 친환경식품 전문매장. 고객 3~4명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이 매장 판매직원은 “하루에 200여 명의 고객이 찾는데, 젊은 애기 엄마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 103곳에 매장을 둔 롯데마트의 지난해 친환경제품 판매액은 63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1%를 차지했다. 2012년보다 2.2% 늘었다. 롯데마트 동반성장전략실 구락훈 매니저는 “친환경제품의 판매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그 증가폭이 전체 매출 증가폭을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가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친환경제품을 구매하는 ‘녹색소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상 생활용품이나 식료품 등 생활밀착형 친환경제품은 전국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달 말 현재 환경표지 인증 제품은 2299개 업체의 1만2604개이고, 탄소성적표지를 받은 제품은 178개 업체의 1562개에 이른다. 3~4개월 사이에 500여 개씩 늘어난 수치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환경마크를 받은 정부 공인 친환경제품의 매출액이 35조원에 이른다.

 이처럼 다양해진 친환경제품은 시민의 일상생활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과 중앙일보가 지난달 8~20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만 19~60세의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7%가 환경마크를, 50.2%가 탄소성적표지제도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마크 인증제품을 사용한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도 88%로 나타났다.

 환경마크 제품은 정부가 환경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제품을 인증해준 것이다. 탄소성적표지제도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제품의 생산소비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배출되는지를 제품에 표시하는 1단계 표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였음을 나타내는 2단계 표지로 구분된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 66.6%는 탄소성적표지제도가 온실가스 줄이기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제품마다 탄소배출량이 표시된다면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90.6%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66.9%는 일반제품보다 가격이 10% 혹은 그 이상 비싸더라도 친환경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응답자도 5% 정도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응답자의 89.9%는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우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향후 우리나라 온실가스 관리방향과 관련, 82.1%가 온실가스 배출 억제 또는 감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의 최광림 전략조정실장은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매우 높은 편이라 탄소성적표지제와 같은 제품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 제도는 매우 효과적인 실천 도구”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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