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경찰제도는 나라별 특성에 맞게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은 다양한 형태와 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을 지닌다.
일본은 광역자치단체 중심의 자치경찰제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관의 신분은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으로 구분되는데 경찰청 소속의 경찰관과 광역자치단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의 경시정(총경급) 이상이 국가공무원이고 나머지는 지방공무원이다.
1269개의 일선 경찰서는 광역자치단체의 자치경찰인 경시청 및 경찰본부에 소속된다. 국가경찰인 경찰청은 국가공안위원회의 관리를 받으며 산하에 7개의 경찰국을 두고 관할 자치경찰을 지휘.감독한다.
미국은 자치경찰인 도시경찰이 경찰의 근간이다. 시와 카운티에 근무하는 도시경찰은 전체 경찰관의 75%를 차지한다. 자치경찰의 공식적인 최고책임자는 시장이며 치안업무 책임자는 지역에 따라 단체장이 임명하거나 주민이 직접 선출한다. 주경찰은 주마다 상이한 조직을 가지며 주지사가 책임자를 임명한다.
미 연방수사국(FBI)으로 대표되는 연방경찰은 마약단속국(DEA).총기단속국(ATE) 등 60여 개의 조직이 있다. FBI는 미 헌법과 연방법률이 부여하는 200여 가지 영역에 걸쳐 관할권을 가진다. 국가안보에 관한 범죄나 2개 주에 걸친 범죄, 연방공무원 범죄 등을 수사한다.
4일 입법예고된 한국의 자치경찰제도는 스페인 등 유럽의 이원적 경찰구조를 참조했다. 국가경찰을 근간으로 하고 기초자치단체에 국가경찰을 보완해 주는 제한적 역할을 주는 점이 닮았다. 스페인은 국가경찰로 주 단위에 고등경찰국, 도 단위에 단위경찰국, 시 단위에 경찰서 및 산하 지구 경찰서를 두고 있다. 자치경찰은 자치규약의 형태로 주경찰을 창설할 수 있고, 지방행정체제기본법으로 기초단체에 경찰권을 주고 있다. 그러나 17개 주 가운데 7개 주만 경찰 창설을 규정했고, 실제 자체 경찰력을 보유한 광역단체는 3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주는 국가경찰이 경찰력을 제공한다. 기초단체의 경찰은 국가경찰의 업무에 협력해야 하고, 교통사고 처리나 각종 단속 임무 등을 수행할 때 국가경찰에 통보해야 한다.
영국은 내무부가 경찰 및 범죄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한국의 경찰청과 같은 조직이 없다. 국가경찰로 국가범죄정보국.국가범죄수사대가 있으나 자치경찰이 경찰의 근간을 이룬다. 자치경찰은 주 단위의 지방경찰위원회가 지방경찰청을 관리하며 경찰위원회는 지방의원.치안판사 등으로 구성된다.
김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