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호조, 건설업 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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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 나라 전체 법인기업 중 작년에 매상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유공으로 연간 거래규모가 2조5천6백25억원이나 된다. 유공은 3백7억원의 이익을 울려 1백22억원의 세금을 냈는데 지난 79년이후 연3년째 수위납세자다. 중동붐을 타고 78년 외형규모에 있어서나 법인세 납부액에서 1위를 차지했던 현대건설은 80년에 6위까지 밀려나는가 했더니 작년에는 43위로 뚝 떨어졌고 대부분 건설업체들이 뒤로 처졌다. <1백대기업 순위표 2면>
뿌리 깊은 불황 속에서도 짭짤한 재미를 보는 기업은 금융업으로 모두다 순위가 높아졌다.
국세청이 집계한 81년도 기업의 법인세 신고내용을 보면 금융보험업(3백34개 업체)의 외형거래액은 9조22억원으로 한해전보다 36·4%나 늘어났으며 소득은 각 업종가운데 최고인 17%나 증가했다.
건설업(2천6백91개 업체)의 경우는 외형이 49·7% 증가한 11조9천여억원에 이르렀으나 소득은 오히려 2·1%나 감소했다.
작년 법인총수는 2만7백12개로 매상액은 80년대비 35% 늘어난 78조3천55억원. 외형에 대한 소득비율은 한해전보다 훨씬 낮은 2·41%. 이들이 납부한 법인세총액은 4천5백26억원이다.
20위 이내에 있는 법인세 고액납세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 10개, 건설업 3개, 제조업 6개(정유업 3개 포함), 서비스업 1개 등이다.
정유업의 경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유공에 이어 80년 47위에 머물렀던 경인에너지가 2위로 뛰어올라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경인에너지의 외형거래액은 유공의 4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지만 신고소득은 유공보다 더 많은 3백15억원으로 실속있는 장사를 하고있는 셈이다.
대림산업(4위)과 대우실업·대우개발이 합친 (주)대우(9위)만이 왕년의 해외건설업체 명예를 지키고 있을 뿐 대부분 금좌에서 탈락했다.
현대건설이 6위에서 43위로, 삼환기업이 7위에서 52위로 뚝 떨어졌다. 쭉 1백위 밖에 있었던 공영토건이 69위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 눈에 띈다.
자동차산업의 침체로 80년이후 자취조차 보이지 않았던 중공업부문은 선박수주량이 늘어난 현대중공업(53위)의 진출로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섬유업계에서는 동양폴리에스터(33위)와 선경합섬(41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소문 안나게 돈을 벌어들이는 곳이 제약업계. 동아제약(40위)과 유한양행(54위) 종근당(72위) 한국화이자(79위) 일양약품(80위)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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