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이코노미석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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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대한항공은 모든 좌석에서 기내 인터넷과 주문형 기내 오락시스템 등을 사용할 수 있는 B777-200ER 항공기를 도입해 인천-뉴욕 노선에 투입했다. 직원들이 이코노미석에서 기내 인터넷 사용을 시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항공업계에 기내 시설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보다 안락하게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좌석을 개량하고 일부 비즈니스석에는 전용 미니바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문형 오디오.비디오 시스템(AVOD)을 일반석에도 갖춘 B777-200ER 항공기 1대를 들여와 6일부터 인천~뉴욕 노선(KE085)에 투입했다. 좌석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와 음악.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일부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에게만 이 서비스를 했다. 비행기 삯은 종전과 똑같다. 아울러 이 비행기의 좌석수도 301석에서 261석으로 줄여 좌석 앞뒤 공간을 넓혔다. 대한항공은 이 항공기를 이달 말 한 대 더 사들여 미주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2007년말까지 모두 2000억원을 투자해 국제노선에 투입되는 B747기종과 B777기종 전체(약 30대)에 이같은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무한경쟁 시대에 인적 서비스만으론 차별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기내 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석도 한층 안락해지고 있다. 비즈니스석을 침대처럼 누워 잘 수 있도록 해 고급 승객들을 더 끌어들이려는 목적에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2대를 들여온 A330-300 기종의 비즈니스석 기울기를 166.7도로 더 눕히고 좌석 간격을 58인치로 넓혔다. 일등석의 좌석기울기가 180도임을 감안하면 거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인천~오사카,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투입되고 있는 이 항공기에는 전용 미니바도 설치돼 있어 승객들이 이곳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환담을 나눌 수 있다. 아시아나는 이런 시설을 앞으로 도입할 A330기 총 6대와 B777기 5대에도 갖출 예정이다. 대한항공도 이번에 선보인 B777-200ER에서 170도까지 젖혀지는 비즈니스석 좌석(프레스티지 플러스 시트)을 선보였다.

외국 항공사 중에서는 노스웨스트 항공이 176도까지 젖혀지는 월드비즈니스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을 하나로 합쳐 전장 2m의 고급 좌석을 설치했다. 이 같은 항공사들의 기내 고급화 바람은 에어버스가 개발한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이 본격 투입되는 2007년부터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부터 시작된 기내 인터넷 서비스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재 4대의 비행기에서 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올해 13대, 내년 말까지는 대부분의 중.장거리용 국제노선에 인터넷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달 말 B777기종에 '아시아나 에어넷(Asiana Airnet)' 이란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루프트한자도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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