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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교육·과학·의료에 혁신 불러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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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4일 열린 ‘SNS 2014’에서 한 스타트업 직원이 사용자가 신발을 직접 디자인 할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참가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브랜든 이리브

브랜든 이리브(35) 오큘러스VR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 시작 전, 대뜸 자신의 회사가 만든 체험용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기를 약 5분간 체험하도록 했다.

 일종의 시제품이었지만, 시연 도중 고층건물 꼭대기에서 한발만 내디디면 추락할 수 있는 장면에선 더 이상 발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오큘러스 리프트’라는 상용화 제품이 나오면 그동안 낯설었던 가상현실이 소비자와 본격 접촉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리브 CEO는 24~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되는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SNS) 2014’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SNS 2014는 올해로 3회째며, 세계 45개국 창업 생태계 관계자 1000여 명이 모인 글로벌 창업 콘퍼런스다. 그가 이끌고 있는 오큘러스VR은 이름에서 알수 있듯 3차원(3D)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 업체다. 올 3월 페이스북이 23억 달러(약 2조5000억원)를 들여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가상현실 기술이 단순히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과학·의료 등 산업 곳곳에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리브 CEO는 “비단 스포츠 게임에만 가상 현실이 사용된다고 생각하는건 오해”라면서 “가상현실 기기로 초등학생들에게 공룡 시대를 체험하도록 한다면 교육 효과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가상현실 기기 덕분에 뇌와 시각, 인지 기능 등을 이해할 수 있다면 수많은 뇌질환과 질병을 치료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해선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선도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리브 CEO는 “우수한 능력을 갖춘 게임 개발자들이 많고, 소비 시장도 충분한 곳”이라면서 “한국 사람들이 전 세계 최고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가장 잘하지 않냐”고 말했다. 오큘러스VR은 가상현실 기기로 체험할 수 있는 스포츠·액션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국내 게임 업체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삼성과는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큘러스VR은 올 9월 삼성이 내놓은 스마트폰 용 가상현실기기 ‘기어 VR’을 함께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은 칩셋과 스크린 기술을 제공하고, 오큘러스는 가상화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유하는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SNS 2014 행사에는 김범수(48)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대 수학자 가우스처럼 틀을 깨는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1부터 100까지의 합을 구할 때 차례대로 더하는게 아니라, 가우스처럼 ‘1+100=101, 2+99=101, 3+98=101,…, 100+1=101’ 방식으로 101에 50을 곱한 다음, 절반으로 나눠 답을 구하는 전환적 사고가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에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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