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4단체 탈바꿈 세계교체·조직활성화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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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상의·전경련을 비롯한 경제4단체가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10·26이후 회장이 바뀐 대한상회·무협·중소기협중앙회등 이 신임회장의 스타일을 까라 나름대로의 개성을 굳혔다고 내년 2월 정주영회장의 임기만료를 앞둔 전경련도 변모가 뚜렷하다.
대한상회는 지난5월 선거를 계기로 정수창회장 체제가 3년간의 돛을 올렸고 전경련은 최근 일기시작한 세대교체의 움직임과 함께 벌써 부티 후임회장의 물망 하마평이 분분하다.

<전경련>
최근 2∼3년전부터 전경련의 주요회윈들중에 2세를 비롯한 젊은 경영인들이 서서히 자리를 굳혀가고있다.
전경련이 올해로 21년의 연륜을 갖게되는데 따른 창업주들의 은퇴와 정부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평균연령이 낮아지는대 따른 것이다.
전경련 원로들의 모임이라 볼수있는 중진회윈들중에 최근몇년사이에 주요한씨, 전택보씨, 김종희씨가 타계한데이어 최근 김한구씨도 유명을 달리했다.
내년2월에 있을 전경련회장을 비롯한 임윈개선총회를 고비로 2세들이 부회장단으로 참여하는등 세대교체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회장의 후임은 아직 선명히 떠오르지 않는데 럭키의 구자경회장, 한진의 조중동회장, 포항종합제철의 박태준회장, 전방의 김룡주회장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전경련사무국도 크게 바뀌었다.
정주영회장전까지만해도 전경련회장은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했고 사무국은 독립적인 운영을 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회장은 사무국도 직접 관장하는등 친정체제를 굳혔다.
김입삼·윤태섭씨와 이상운·신봉식·김영우씨등으로 꾸려가던 사무국체제가 완전히 무너지고 노인환·신봉식씨채제로 전환됐다. 최근 들어선 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살림을 강화했다.
한편 정부당국자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건의를 자주 내놓던 전경련의 연구보고서가 최근 몇년간 침묵을 지키고있는 것도 특기할만한 일이다.

<대한상의>
전경련과는 대조적으로 올들어 상의의 가장 큰 변모는 전에 없이 활발해진 「발언다운 발언」이다. 특히 최근들어 6·28, 7·3 두 경제조치와 간접세·균일관세등에 대한 상의의 대정부 건의는 문제를 보는 시각이나 그 진지한 자세등에서 업계의 의견을 대변하는데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들었다.
정수창회강도 『앞으로 정부의 대변자나 다름없는 성격에서 벗어나 업계의 건의를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밝힌바있다.
상의는 그간 안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사무국을 비롯한 지방상의조직의 정비, 공채출신들을 중심으로한 인사고과 원칙의 확립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올랐고 서울과 지방상의와의 업무교류도 활발해져 전처럼 의견통일이 안된채 따로따로 놀던 일이 많이 줄었다.
또 5월 선거를 통해 이석희 새한자동차사장, 이명박현대건설사장등 영향력있는 전문경영인들과 서성환 태평양화학사장, 김상하 삼양사사장, 김홍식 금복주사장등 과거의 진용보다 재력면에서 한발 앞선 멤버들로 상의부회장단이 보강된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무역협회>
무협은 그간 협회운영의 내상을 위해 기존의 수출·수입·재정 3개분과위원회외에 재산관리 분과위를 신설했을뿐 인사·조직·활동면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신병현회장이 자기사람을 무리하게 데려다 앉히는 스타일이 아닌데다 또 당장의 전시 효과를 위해 큰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학자풍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회장은 무협에 오면서부터 40여회 이상에 걸쳐 직접 서울과 지방의 실물현장을 돌며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공식·비공식으로 정부의 고위당국자 들에게 직접 전달하는등 부총리 시절 듣던 평과는 달리 업계의 귀와 입 역할을 하는데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것이 개인적으로나 무협으로나 두드러진 변화라 할 수 있다.

<중소기협중앙회>
그간 중앙회의 연구조사기능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한 사업기능을 보강, 정책건의를 주로하는 기존 기획조사부외에 업계의 실태파악·자료수집만을 전담하는 산업조사부를 따로 두고 또상담기능등을 강화시킨 사업부도 신설,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1년예산의 70%이상을 국고에서 지원받고있는 등 경제단체로서의 자립을 하기엔 미흡한 점이 많다.
한편 6∼11대 중앙회회장을 내리 맡으며 중소기협을 경제4단체의 하나로 끌어올린 거물급회장 김봉재씨 후임으로 중소기협을 맡은 유기정회장은 대외적 일보다도 대내적일에 신경을 써 회윈사와의 관계, 대정부관계, 직원들의 업무분위기등이 모두 한결 부드러워졌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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