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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즈서 6연속 전원 정답…역사 퀴즈왕 되기 힘드네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6일,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서울 덕수궁 후원에 소년중앙 독자와 가족 1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소년중앙 지면에서 7차례에 걸쳐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주관하는 청소년 역사 퀴즈 대회 예상문제를 소개했는데요. 이날 덕수궁 강당에서 대회가 열렸답니다. 학생 46명이 9개 팀으로 나뉘어 역사 지식을 겨룬 열띤 현장을 소개합니다. 선착순으로 마감돼 아쉽게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기출 문제도 추렸습니다. 어떤 문제가 술술 풀리고, 어디에서 막히는지 확인해보세요.

1 ‘스피드 퀴즈’를 풀고 있는 2조 참가자들. 김태현(고양 강선초 4) 군이 문제를 내고, 지유진(강선초 4)·이예은(신길초 4)·송서연·홍서연(은성중 1)양이 답을 맞히고 있다. 2 2라운드 ‘역사 골든벨’이 시작됐다. 소년중앙 김대원 인턴기자(오른쪽)가 이날 사회를 맡았다.

대회 시작 10분 전인 오후 12시 50분에 강당 문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름표를 달고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같은 학교 친구들끼리 구성된 팀도 있었지만 대개는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나 팀이 됐다. 팀원들끼리 자기 소개를 하고 팀장을 정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퀴즈 대회는 기본적으로 개인 대결이 아닌 팀 대결이었다. 3개 라운드를 거쳐 점수 총합이 가장 높은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1라운드는 ○× 퀴즈. 개인전으로 움직이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많은 조가 점수를 얻어간다. 첫 번째 문제가 화면에 나타났다.

“1905년 을사조약 체결로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박탈당했으며 차관정치가 시작됐다”

잠시 우왕좌왕하던 참가자들은 전원 ×표 앞에 섰다. 정답이었다. 을사조약 이후 차관정치가 아닌 통감정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모두가 살아남아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 퀴즈가 6번까지 진행될 동안 단 한 명도 떨어지지 않았다. 오답에 서려는 친구를 팀원들이 정답 쪽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2라운드 골든벨 퀴즈에서 김연경(서울 석촌초 4)양이 답을 적은 보드를 들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7번째 문제에서 드디어 ○와 ×로 확연히 갈렸다. 문제는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고종황제는 1897년 2월 11일부터 약 1년간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렀다”였다. ○에 선 친구들이 더 많았지만 정답은 ×였다. 1897년이 아닌 1896년이 아관파천이 일어난 해다. 30명이 떨어지고 16명이 살아남았다. 8번부터 10번 문제까지는 딱 한 명만 추가로 떨어졌다. 드디어 11번 문제.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은 특사를 파견했다. 그중 러시아 공사 이범진의 아들 이상설은 외국어에 능통했다.”

○쪽에 선 사람이 더 많았지만 정답은 ×였다. 이범진의 아들이며 외국어에 능통했던 특사는 이위종이었다. 살아남은 사람이 5명뿐이라 여기에서 1라운드를 끝냈다. 1인당 50점씩 부여해 2명이 살아남은 6조가 100점으로 선두에 나섰다.

2라운드는 골든벨 퀴즈. 팀별로 1분 안에 정답을 써내는 방식이다. 1문제당 30점이 배점됐다. 첫 번째 문제와 두 번째 문제는 9개 팀이 모두 정답을 맞혔다. 3·4번 문제에선 한 팀만 오답을 적었다. 실력이 확 갈린 건 5번 문제에서다.

“세종 때 대마도 정벌을 위해 원정 간 조선군을 이끈 이종무의 직위를 나타내는 말로, 중군·좌군·우군을 지휘하는 총사령관을 의미하는 말은 무엇일까요?”

참가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 1분 후 들어올린 보드엔 ‘삼군도제찰사’ ‘삼도수군철제사’ 등 다양한 오답이 나왔다. 정답은 ‘삼군도체찰사’였다. 총 15문제를 풀고 2라운드를 마쳤다. 6조와 8조가 각각 420점을 획득한 가운데 6조가 선두를 지켰다.

3 1라운드 OX 퀴즈. 정답을 맞혀 살아남은 학생들이 환호하고 있다. 4 골든벨 퀴즈에서 써낼 답을 의논하는 참가자들.

3라운드는 스피드 퀴즈. 팀원들끼리 한 사람씩 돌아가며 문제를 내는 방식이다. 주어진 시간은 90초. 최대 15문제를 풀 수 있다. 촉박한 시간 동안 문제를 내고 푸는 건 쉽지 않았다. “아까 나왔던 문제! 어…”하며 머리를 쥐어뜯는 사람도 있었다. 호흡이 잘 맞는 조는 엄청난 속도로 문제를 풀었다. 가령 “효종 아빠!”라고 물어 “인조”라는 정답을 끌어내고, “통감!”이라는 한 마디에 곧장 “이토 히로부미”라는 답이 나오는 식이었다. 스피트 퀴즈 결과 4조와 9조가 8문제씩 맞혀 각각 240점을 추가했다.

결국 6조가 3라운드 총합 70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9조와 8조가 뒤를 이어 2등, 3등에 올랐다. 수상하지 못한 참가자들에게도 책 『조선 수학의 신 홍정하』와 노트, 문구 등의 기념품은 빠짐없이 돌아갔다.

글=이경희 기자·김대원 인턴기자 ,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한명준(서울 도성초 5) 학생기자

퀴즈 대회 참가 후기

소년중앙에 실린 ‘나도 역사 퀴즈왕’ 기사를 보고 청소년 역사 퀴즈 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는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뜨겁게 펼치는 대결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조원들과도 함께 잘 통합하여 이야기했죠. 덕분에 저희 조는 선두를 달릴 수 있었어요. 엄청나게 많았던 퀴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제는 “을사오적을 한자로 쓰시오”였습니다. 참가자 전원이 이 문제를 틀렸거든요.

이번 대회에선 여러 명이 퀴즈를 협동해서 푸는 것과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참가자 이름이나 학년 등의 세부 사항이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았던 건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퀴즈 대회를 통해 우리 역사를 많이 알리고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하는 문화재 보호 활동에도 청소년들이 적극 앞장서면 좋겠습니다.

한명준(서울 도성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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