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복지 위해 희생하시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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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생자필위, 회자정리」라지만 애통하고 허전한 마음을 어찌 가눌 수 있단 말인가. 지난6월 전경련회장단 간친회에서도 나와 나라경제, 종업원 저축걱정을 하기에 웬만큼 회복된 줄만 알았더니, 그 수당이 표표히 우리 곁을 떠나가다니….
지금도 수당의 그 자상하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는데 별안간 유명을 달리하다니 참으로 인생은 무상하기 그지없습니다.
수당.
수당은 항상 일신의 안일보다는 이나라의 산업발전에 골몰하셨고 우리국민 모두의 생활향상을 염려하셨습니다. 이제 이순의 경륜으로 평소 수당의 신념과 포부가 더 한층 실현되기를 바랐거늘, 재계의 거목이 쓰러지고 말았구려.
수당.
수당은 우리나라 섬유산업발전의 선구자인 동시에 우리 경제계의 기둥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지기를 잃은 슬픔에 앞서 안내자를 잃은 두려운 심정으로 수당의 서거를 아쉬워 한다오.
일찌기 우리가 살길은 수출이라고 부르짖던 수당의 굳은 의지는 한일합섬이 단일기업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1억불 수출고지를 정복하는 신기원을 열게 하셨습니다.
또한 수당은 유달리 근로자 복지향상에 앞장서온 기업인이었으며 때문에 모든 근로자의 자애로운 아버지이셨습니다.
한효학원을 설립하여 어려운 가정의 여사원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줌으로써 일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육영보업가이기도 하셨습니다.
수당.
수당은 이렇듯 진정한 기업가의 길을 묵묵히 실천하셨고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난국의 한 세대를 이끌어 온 경제계의 뚜렷한 지도자이셨으며 이사회를 위해 헌신하신 한알의 밀알이셨습니다.
수출이 안된다고 우리경제를 염려하시던 수당. 금리가 내려 근로자의 저축에 손해를 입혀서는 안될 것이라고 걱정하시던 수당.
일생을 근면과 성실로 일관해 온 수당의 인품과 걸어온 위대한 발자취는 이나라 산업사의 한 장에 길이 보존될 것입니다.
수당이 못다한 유업은 이 땅에 부단히 전승되리니 수당, 부디 안심하소서. 그리고 평안히 하늘나라의 안식을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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