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사인 공세 받을 땐 연예인 된 기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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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5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동춘당공원. 1천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대덕구청 주최로 열린 '어린이 날 기념식'의 식전 행사로 붉은 유니폼을 입은 혼성 어린이 보컬그룹이 무대에 등장했다.

어린이들이 자기 키만한 기타.드럼 등으로 15분에 걸쳐 '기타맨' '개구쟁이' 등을 신나게 연주하자 또래의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호응했다.

다른 어린이들을 위해 음악을 선사한 이들은 대전 회덕초등학교의 그룹 사운드 '레인보우'. 이들은 모두 동갑내기 6학년들로 박순규(일렉트릭 기타)양.전민호(〃)군.최홍석(베이스 기타)군.김현태(드럼)군.김희현(키보드)양.김정민(싱어 및 소프라노 색소폰)양 등 6명이다.

레인보우가 탄생한 것은 2001년 4월. 당시 4학년이던 순규양이 대전시 소방본부 소속 소방악대 대원으로 있는 아버지 박노정(40)씨의 연주회를 본 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아버지가 활동 중인 소방악대 대원들의 지도를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이들은 처음엔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할까 걱정하는 부모 몰래 방과 후 소방악대 연습실에서 실력을 다졌다. 하지만 음악 활동을 하면서도 학교 성적이 모두 상위권을 유지하자, 학부모들이 대덕구 읍내동 백송아파트 지하실에 어엿한 자체 연습실을 마련해줬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 이곳에서 연습을 한다. 모두 5백만원을 들여 마련한 악기는 이들의 공동 자산이다. 지난해부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레인보우는 지난해 10월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전국 119소방 동요제에 출연하는 등 각종 행사에 잇따라 초청되고 있다.

순규양은 "또래 아이들의 사인 공세를 받을 때는 마치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라며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사진 설명>
동갑내기 6학년생으로 구성된 그룹 사운드 '레이보우'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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