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제6회 대한민국 연극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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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해 중 우리 연극계의 가장 큰 행사라고 할수 있는 제6회 대한민국연극제(문예진흥원·연극협회주최)가 오는 18일부터 9월12일까지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열린다. 참가가 결정된 8개극단은 공연을 앞두고 삼복더위도 아랑곳 없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연극제는 참가극단에 대해 제작비 일부(l백만원), 공연장 대관료 전액(1백30만원), 작품료(70만원) 등 3백만원을 지원하며 공연이 끝난뒤엔 희곡상·연출상(각 70만원), 연기상 (2인 각60만원), 미술상(60만원)등의 걔인상이 주어진다.
또 수상자 전원에겐 해외시찰의 특전이 따르며 지난해까지의 경연형식을 탈피, 축제분위기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올해 연극제에는 전국에서 28개 극단이 참가를 신청, 그 가운데서 심의를 거쳐 8개극단을 선정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2개의 지방극단은 모두 탈락됐다. 문예진흥원측은 『지금까지 참여해온 지방극단들이 공연에서 모두 저조했다』면서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해 수준이 낮은 지방극단을 끼워넣는 것은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극계 운영위원(이진정 여석기 차범석 박기열 이상일 이태주 구희서)들도 지방극단의 수준향상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연극제가 아닌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올해 연극제에 참가하는 8개극단과 작품은 다음과 같다. ▲에저또=『농녀』(윤조병 작 방태수 연출) ▲현대=『언챙이곡마단』(김상렬 작·연출) ▲연우무대=『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오종우 작 이상자 연출) ▲대하=『어떤 사람도 사라지지 않는다』(최인정 작 김완수 연출) ▲산울림=『주라기의 사람들』(이강백 작 임영웅 연출) ▲신협=『터』(김정률 작 심회만 연출) ▲작업=『사승나비』(하유양 작 길명일 연출) ▲보험극장=『곤화1900』 (윤대성 작·김간동 연출).
올해 선정기준은 『창작희곡에다 연출자의 개성과 극단수준·연기진등을 고려했으며 무대위에서의 종합적인 가능성을 참작했다』고. 또 참가작품들도 모두 예년에 비해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것이 운영위원들의 의견이다.
8개각품들은 주제와 소재, 작품의 배경면에서 모두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농녀』는 땅을 지켜온 농촌의 한 여인의 얘기를 그린 것이고, 『언챙이…』는 신라의 황산벌침공부터 백제가 패망하는 날까지의 얘기를 벙어리 어릿광대를 내세워 희극적인 수법으로 다룬 것이다.
『비화…』는 실제 있었던 살인사건을 소재로 소문·선동·여론에 의한 재판과 그로 인해 죽게되는 한 인간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
『멈춰선…』은 동학혁명·대원군·민비·일·청의 얽힘 등 조선왕조말기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것이고 『어떤 사람도…』는 막노동판의 노동자, 주막의 작부들을 주인공으로 한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또 『주라기…』는 탄광에 사는 사람들 얘기로 사실적이면서도 풍자적인 내용이고 『터』 는 병든 마을에 나타난 괴승과 왕릉을 지키는 한 가문의 얘기를, 『사슴나비』는 연산군이 세자에서 왕이 되고 생모의 죽음에 대한 한으로 폭군이 되고 결국 쫓겨나게 되는 과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작품이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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