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성과는 5~10년 지켜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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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강 사업과 자원외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총공세를 펴고 있지만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은 “거리낄 게 없고 당당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번 주 이 전 대통령을 만난 한 측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자원외교 논란에 대해 “자원외교에 쓸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려 쓴 것도 아니지 않느냐” “자원외교의 경우 투자가 성과로 돌아오려면 5~10년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원외교에 투자할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거나 착복한 것이 아니며, 자원외교의 특성상 투자액을 회수하는 기간이 길고 리스크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도 야당이 정치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이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4대 강 사업에 대해선 “4대강 주변에 실제로 거주하는 일반 국민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 특히 호남지역 야당 지자체장들조차 ‘잘 된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도 야당이 이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이어 “과거 경부고속도로와 인천공항도 건설 당시에는 반발이 거셌지만 결과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았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고 또 다른 측근이 전했다. 새정치연합이 ‘자원외교 국부 유출’의 몸통으로 지목하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출소한 지난 13일 “국회든 어디든 나가서 당당하게 밝히고 싶을 정도로 난 떳떳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주고받기식 협상으로 새누리당이 야당의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했던 국정운영 관련 자서전의 출간 시기도 다소 유동적이라고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전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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