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6800만원 수소차 … 현대차와 한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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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도요타가 현대차보다 7000만원 저렴한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놓으며 ‘수소차 한·일전’의 포문을 열었다. 도요타는 오는 21~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LA모터쇼에 세단형 수소차 ‘미라이’를 출품한다고 밝혔다.

 일본어로 ‘미래’라는 뜻의 미라이는 높은 성능과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다음달 15일 일본에서 첫 출시되는 미라이는 가격이 724만 엔(6800만원)이며, 각국의 친환경차 보조금·세금혜택 등을 감안하면 약 5000만원 선에 팔릴 예정이다. 155마력의 출력에, 단 3분의 수소 충전으로 최대 500㎞를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요타 측은 “내년 말까지 미라이가 일본 내수 판매 400대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유럽에서는 내년 하반기 출시되며,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미라이는 현대차의 투싼ix보다 7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ix를 출품했지만, 비싼 가격으로 전 세계에서 188대 판매에 그쳤다. 투싼ix는 가격이 1억5000만원대로, 친환경차 보조금 등을 감안해도 최소 1억2000만원은 줘야 한다. 미국에서도 LA 등지에서 대부분 리스 형태로 100대가 나갔다.

 상대적으로 비싼 메이커인 독일 아우디도 이번 LA모터쇼에서 ‘A7 스포트백 h-트론 콰트로’를 선보인다. 1㎏의 수소 연료로 100㎞ 주행이 가능한 ‘수소 리터카’로, 최고 속도가 친환경차로서는 획기적인 시속 180㎞나 된다. 벤츠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모드가 최대 145㎞/h, BMW i3가 130㎞/h까지 나온다. 아우디 측은 “수소연료탱크 외에 별도로 8.8kWh 용량의 전기 배터리가 있어, 수소 연료를 다 쓰더라도 50㎞까지 추가 주행이 가능한 실용적 친환경차”라고 강조했다.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다.

 글로벌 경쟁 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소차 시장 공략과 달리 ‘맏형’격인 현대·기아차는 이번 LA모터쇼에서 정중동이다. LA모터쇼에서는 기자회견이나 행사 없이 투싼ix와 신형 쏘나타, 올뉴쏘렌토 등을 전시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투싼ix 수소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국내 기술력이 독일·일본차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가격 문제는 차량 보급이 확대되고 정부 정책이 정해지면 차차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LA모터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신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을 전시해 관심을 모았다.지난 2012년 판매부진으로 단종됐다가 이번에 부활했다. 6.0L 12기통 차량으로 530마력을 낸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그동안 출시된 마이바흐는 최소 5억원 이상이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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