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북괴승인 결정한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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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범석 외무장관과「클로드·셰송」프랑스 외상은 6일 상오 외무부에서 한-불 외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우호협력 증진방안 등 공동관심사를 협의했다.
회담에서 양국 외상은 한-불 관계가 최근 7억 달러 규모의 교역 및 2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프랑스의 대한 경협진출 등 실질협력관계에서 괄목할만한 증진을 보이고 있음에 유의해 암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부문에서 이같은 우호협력의 확대가 계속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 외상은 또 한반도 주변정세를 중심으로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30분간의 단독요담을 포함,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이날 회담에서「셰송」외상은『한국민이 한반도의 안정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기본권리이며 전통 우방인 프랑스로서는 그러한 한국민의 안보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배석했던 정경일 구주국장이 전했다.
정 국장은『「셰송」외상이 고속전철, 에어버스, 미사일, 88년 올림픽 위성중계시스템, LNG터미널, 부산지하철 등의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관심을 모았던 북한승인문제에 언급,『공식 회담에선 일체 논의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프랑스 측은 이 문제자체가 양국간 현안으로 공식 제기된 적이 없는 이상 외상회담에서 거론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입장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 외상의 단독요담에서 이 장관은 프랑스의 대북한 관계개선 움직임과 관련,『한반도의 평화가 남북한 간의 국제정치 및 군사적 균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므로 소련·중공이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는 현시점에서 프랑스가 북한을 승인할 경우 한반도의 평화유지와 힘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한 한국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프랑스의 북한승인은 한-불 우호협력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불 간의 긴밀한 경협도 불가능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한국측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셰송」의장의 북한승인문제에 관한 언급은 일체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통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프랑스 정부의 대 북한승인은 검토되어온 원칙일 뿐 기정사실이 아니며 이 문제에 관해 프랑스정부는 한국과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셰송」의장은 외상회담이 끝난 뒤 중앙청으로 김상협 국무총리서리를 예방. 상호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나눈 뒤 김 총리가 베푼 오찬에 참석했다.
5일 하오 5시 30분 내한한「셰송」외상은 종합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프랑스정부는 북한승인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린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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