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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엄마, IS 본거지 잠입해 딸 구출

중앙일보

입력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의 대원과 결혼하겠다며 시리아로 간 19세 소녀를 엄마가 직접 구출했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 사는 19세 소녀 아이차는 지난 2월 IS의 본거지인 시리아 라카로 떠났다.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만난 네덜란드 군인 출신의 IS 대원 오마르 일마즈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였다. 아이차라는 이름 역시 이슬람으로 개종한 후 새로 만든 것이다.

4월까지는 딸이 살아있다는 걸 확일할 수 있었지만 그 후 연락은 끊어졌다. 엄마 모니크는 10월 딸을 구하겠다며 시리아로 향했지만 허사였다. 네덜란드로 되돌아온 엄마에겐 “구출해달라”는 딸의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마스트리히트의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고만 돌아왔다. “너무 위험한데다, 자칫하면 귀국 후 지하디스트에 협조한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모든 만류를 무릅쓰고 모니카는 다시 시리아로 떠났다. 터키 국경을 거쳐 IS가 수도로 선포한 라카에 들어갔다. 이슬람 여성처럼 위장하기 위해 부르카로 전신을 가린 채였다. 사전에 페이스북으로 약속한 장소에서 모녀는 마침내 상봉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여권이 없는 아이차가 시리아-터키 국경에서 체포된 것이다. 현재 터키에 머무르고 있는 모녀는 네덜란드 당국의 협조를 통해 귀국할 에정이다. 모니크는 “딸이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내 도움없이는 라카를 떠날 수 없었다”며 “때로는 해야할 일은 해야만 한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시리아로 달려간 이유를 말했다.

아이차와 결혼했던 오마르 일마즈는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속보! 내가 차버리거나, 죽이거나 튀니지의 형제에게 팔아버려야했던 나의 전 아내가 지금 터키에 있다”는 글을 남겼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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