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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 넘는 미국·유럽 소녀 IS 합류,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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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IS의 ‘알자우라’ 사이트에 등장한 여성 전사들.

지난 3월 와인 산지인 프랑스 남부 레지냥 코르비에르에 살던 여고생 사흐라 메헨니(17)가 등굣길에 사라졌다. 알제리 출신 무슬림인 아버지의 차에서 내린 사흐라는 학교 대신 인근 공항을 향했다. 그녀는 터키를 거쳐 시리아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 일주일 뒤 오빠에게 전화해 인터넷으로 사귀던 튀니지 전사와의 결혼 사실을 알렸다. 사흐라는 “심사숙고해 결정했다”면서 집으로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300명 이상의 여성이 결혼과 순교를 위해 IS에 합류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국가 건설을 추진하는 IS에게 여성 충원은 조직 확장 이상을 의미한다. IS는 전투원을 모집할 때 결혼과 이슬람식 가정을 약속한다. 하루의 전투를 마친 뒤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선전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아랍계 10대 소녀들도 엄격한 이슬람 가정 건설을 꿈꾸며 IS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4월 IS 합류를 위해 출국하려던 섀넌 콘리(19)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섀넌은 인터넷에서 만난 IS 전사와 결혼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미 연방수사국(FBI)에 진술했다. 지난달에는 독일 경찰이 IS에 합류하려고 시리아로 가기 위해 덴버에서 날아온 소말리아계 미국 여고생 3명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체포해 미 정부에 인도하기도 했다.

 IS와 제휴한 여성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그룹은 지난달 서구 여성을 설득하기 위해 ‘알자우라’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개설했다. IS에 합류한 여성들이 간호와 요리,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것이 알라의 뜻이라고 강조한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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