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가 논란 이케아 “가격 낮출 계획 당분간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국내 1호점인 경기 광명점을 언론에 19일 공개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이날 최근 불거진 일부 제품의 고가 논란과 ‘일본해’ 표기 세계 지도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해 “가격을 바꾸거나 지도 제품을 리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뉴스1]

이케아코리아가 1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또 다음달 18일 공식 개장을 앞둔 경기 광명점 매장도 처음 공개했다. 5만9000㎡로 이케아 매장중 세계 최대 규모인 광명점은 아직 공사중이다. 아동용 매장과 페브릭·침실·식당 일부만 완성됐고, 입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간은 아직 미완성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매장까지 공개하며 기자 간담회를 연 건 최근 불거진 악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서울역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레일이 ‘일본해 표기’를 문제삼아 장소를 빌려주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렀다. 또 전세계 매장에서 판매하는 장식용 세계지도 벽걸이에도 ‘일본해’로 표기돼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이에 이케아코리아는 “구글 표기를 따랐고, 해당 지도는 한국서 팔지 않겠다”고 해명했다가 더 큰 반발을 샀다. 여기에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제품 가격을 공개하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국내 판매가가 44만9000원으로 책정된 베스토 브루스 TV장식장을 비롯해 일부 품목의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이 TV장식장은 미국(23만2000원)과 일본(37만7000원)에선 더 싸다. 급기야 국내 소비자들은 “이케아가 한국 고객을 호갱(호구+고객의 합성어)으로 본다”고 비난했고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케아코리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논란에 적극 해명했다. 안드레 슈미트칼 이케아 코리아 리테일 매니저는 이날 “동해 표기에 대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세계 지도를 수정하는 방안을 본사와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해외에서 판매된 벽걸이 지도는 잘못된 정보가 적혀 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만 리콜한다는 방침에 따라 리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격도 조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이케아는 미국이나 일본 매장보다 더 저렴한 제품도 많다고 소개했다. 앤드류 존슨 세일즈 매니저는 한국에서 3만9000원에 판매할 ‘펠로암체어’를 직접 들고나와 “중국 5만1700원, 미국 5만5000원으로 한국이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물류비용, 환율, 관세, 부가가치세 등이 다른 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한국에 들여오는 제품 수량이 많아지면 중간물류센터를 거치지 않아도 돼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이케아는 지난달 채용설명회에서 시급이 9200원이라고 발표했다가 ‘시급 뻥튀기’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는 7666원이라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주휴수당과 유급휴일 수당을 포함해 시급이 9200원”이라며 “일주일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7666원(9200원×40시간/48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가 문도 열기 전부터 각종 구설수에 휩싸였지만 국내 중소가구와 인테리어, 홈퍼니싱 업체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한 국내 가구업체 관계자는 “이케아에 대한 비판이 크다는 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이라며 “영업을 시작해봐야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개장에 앞서 다음주 부터 카탈로그 200만 부를 제작해 배포한다.

광명=채윤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