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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위협 있다고해서 기본권 침해는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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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의 부인 셰리 여사(사진)가 테러 관련법 강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인권.노동 전문변호사로 유명한 셰리는 27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현지 변호사.외교관 등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셰리는 "국가의 안위에 대한 위협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는 법 정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연쇄 폭탄 테러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대응하다가는 자칫 선진문명국으로서 우리가 자부해온 기본적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셰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연쇄 테러 이후 영국 정부의 테러 관련법 강화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취지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야당인 보수당 패트릭 머서 의원은 "셰리는 개인이 아니라 총리의 부인이다. 이번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토니 블레어 총리는 28일 "인권은 삶의 기본 조건으로 항상 보호돼야 한다. 물론 테러로부터의 안전도 중요하다. 결국 인권과 안전은 서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 셰리의 주장도 이런 정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감쌌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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