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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여성도 산부인과 정기 검진 받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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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임명철 전문의(左), 이임순 교수(右)

유방암·자궁암 같은 큰 병부터 생리 불순·무월경 같은 생리 질환까지. 20대 여성을 위협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이런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임명철 국립암센터 자궁암 전문의와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에게서 20대 여성 질환의 예방법을 들어봤다.

 우선 20대 여성을 위협하는 질환 중 암은 공포의 대상이다.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시기인 만큼 여성암(유방암·자궁암·난소암)은 더욱 그렇다. 암 발생의 원인은 다양하다. 타고난 유전자·여성호르몬의 영향 등 자기 의지로 어떻게 조절할 수 없는 것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이 더해지면 암 발생 위험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바꿔 말하면 올바른 생활습관이 암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임 박사는 금연과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생기는데, 보통 전체 여성의 70~90%가 평생 한 번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대개는 저절로 사라진다”며 “HPV에 감염된 여성이 흡연을 하는 경우 암 발병 위험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기가 착상되는 자궁 안쪽에 생기는 내막암은 지방세포에서 과도하게 분비된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면서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이 발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구식 식습관이 대장암만 유발하는 게 아니라 자궁 내막암도 일으킨다는 것이다.

 암을 예방하는 습관을 갖는 것만큼이나 적극적인 검사도 중요하다. 임 박사는 “20대 여성들도 인식을 바꿔 1년에 한 번은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대는 암에서 자유롭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20대 유방암·난소암·자궁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특히 자궁암의 경우 다른 연령대는 줄어드는데 20대 여성만 증가하는 점에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만큼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은 20대 여성이 겪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영양 결핍과 스트레스 등이 이유로 꼽힌다. 순천향대 이 교수는 “20대 여성은 취업·결혼 등 사회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여기에 과도한 다이어트 등 올바르지 않은 식습관이 겹쳐서 생리 관련 질환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생리 불순을 겪는 대부분의 20대 여성이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이 심해지면 난임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한다.

이 교수는 “생리통이나 생리량의 변화가 나타나도 20대 여성은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시간이 없고 곧 괜찮아진다는 생각에서 병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생리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이 교수는 “다른 보약이 필요 없다. 삼시 세끼 잘 먹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20대는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기를 건강하게 출산하기 위해 미리부터 몸 관리를 해야 한다”며 “미혼 여성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박현영·장주영·김혜미 기자 welfa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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