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올해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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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롯데그룹 신동빈(59·사진) 회장이 “올해는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로 기억될 것”이라며 “한편으론 우리 위상에 대한 반성을 많이 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18일 열린 롯데그룹 2014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다.

롯데그룹은 올해 숙원사업이던 제2롯데월드몰의 조기 개장을 이뤄냈지만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다. 연초에는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 사건이 터져 세간의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이다.

 신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맹자에 나오는 ‘청사탁영 탁사탁족(淸斯濯纓 濁斯濯足)’이란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고 했으니 갓끈을 씻는 물이 되느냐 발이나 씻는 물이 되느냐는 자기 하기 나름이란 의미다. 올 한 해 대내외적으로 부쩍 높았던 롯데그룹에 대한 관심 역시 스스로 자초한 것인 만큼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말고 글로벌 톱 기업에 걸맞은 사회적 위상과 이미지를 갖춰 나가자는 취지다.

 신 회장은 또 최근 추진 중인 옴니채널을 언급하며 “기존 사업을 위협하는 아이템이나 사업이 있다면 그 사업을 최우선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변화와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신 회장은 올해 초부터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매장)과 온라인(인터넷 쇼핑몰)을 넘나들며 손쉽게 쇼핑할 수 있게 하는 옴니채널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학부문에 대해서는 “롯데는 벌써 3년 전에 셰일가스에 관심을 갖고 동향조사를 시작했고 올해 액시올(Axiall)과 합작계약을 체결했다”며 “우리의 선제적 대응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내년에도 시장 환경은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2015년은 수익 위주의 경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사장단회의에는 그룹의 42개 계열사 대표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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