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꾸라지숙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겉보기엔 보잘것 없고 징그럽기까지 하지만, 살은 연하고 맛이 있으며 영양가가 많고,특히 강정식의 하나로 손꼽히는것이 미꾸라지(추어)다. 그래서 예부터 미꾸라지를 끓인추어탕은 식도락가들이 즐겨찾는 별매중의 하나.
하지만 미꾸라지로 탕 아닌 회를 해먹는 방법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풍류의 고향전북 남원 땅의 별미인 미꾸라지 숙회. 하기야 일단 솥에 넣고 쪄서 그것을 회로 해서 먹으니, 엄격한 의미에서「날음식」은 아니다.
우선 미꾸라지를 잡아 (남원사라들은 미꾸라지도 반드시 남원산일것을 고집한다)며칠동안물갈이를 해주면 미꾸라지는 몸속에 해감 (물속에 있는 흙 또는 찌꺼기)을 모두 토해낸다.
다음에 미꾸라지롤 그릇 (남비) 에 담아 기름을 쳐가며 푹찌고, 다음에 깨·버섯·파·풋고추·마늘등 갖은 양념을 섞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미꾸라기 숙회의 맛을 내는비결은 무엇보다 비린내를 없애는 일.
다음에 몸속의 해감을 충분히 씻어내고, 또 고기가 부서지지 않게 쪄내는 솜씨가 따라야 한다.
젓가락으로 집어 초고추장에찍어 입에 넣으면 고기 본래의 쌉쌀한 맛, 그리고 양념과초고주장의 맵고 신 맛이 조화룰 이뤄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남원시 광한루 부근 골목에가면 전문으로 하는 집이 많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