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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30대여자, 10대소년과 사랑에 빠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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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한때 대중문화에 중년의 남자가 10대 소녀를 사랑하는 롤리타 신드롬이 일었다. 그것을 어떤이는 원조교제의 영상화라고 이야기 하고, 어떤 이는 롤리타 콤플렉스의 심리학적 이론을 들이대며 설명하기도 했다. 요즘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는 것이 바로 10대 소년과 성인 여자간의 사랑이다. 최근들어 드라마와 영화에선 여자 연상-남자 연하 커플의 사랑이 대세를 이뤘다. 이제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는 남성의 나이가 더 낮아지고 있다. 10대와 성인 여자간의 사랑이다. 우리사회에선 여전히 금기로 여겨지는 소재가 과감하게 스크린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 금기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영화가 나오는가 하면 조로증이라는 우화적 색채를 입혀 금기된 사랑을 스크린속으로 수용하고 있다. 우선 박철수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아 지난달 개봉을 했던 ‘녹색의자’는 한때 우리사회를 놀라게 했던 성인여자의 10대 청소년 역원조교제사건을 소재로 해 현대인의 하나의 사랑 방식을 보여줬다. 30대 이혼녀(서정)와 10대소년(심지호)의 사랑을 정사신 등을 과감하게 도입해 그렸다. 김정은이 주연으로 나서 촬영이 끝난 ‘사랑니’역시 30대 여성과 10대 소년의 사랑을 다룬 것이다. 개봉을 앞둔 ‘사랑니’는 아픈 첫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서른살의 여자(김정은)가 17세 소년을 만나면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고통을 앓는 사랑을 그린 영화다. 이밖에 ‘소년 천국에 가다’는 13세 소년이 30대 미혼모와 사랑에 빠진다는게 영화속 설정이다. 이 영화는 13세소년과 30대 미혼모와의 위험한 사랑을 그리기 위해 소년(박해일)을 조로증 환자로 설정하는 우화적 방식을 택한 로맨틱 코미디다. 10월 개봉예정인 이 영화역시 10대소년과 성인 여자간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녹색의자’나 ‘사랑니’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 이들 영화들보다 앞서 개봉된 '바람난 가족'에서도 유부녀(문소리)와 10대 소년(봉태규)와의 사랑을 그린 적이 있다. 이같은 10대와 30대 성인여자의 사랑을 다룬 영화들이 쏟아질 조짐을 보이는 것은 영화내외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사랑에 있어 금기로 남아있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사랑에 대한 개연적인 사고 방식이 유포돼 있다. 또한 엽기와 과장의 정상화가 남녀간의 사랑 방식에도 영향을 끼쳐 이제는 웬만한 충격적인 사랑 관계도 그럴 수 있다는 사람들의 인정의식이 늘어난 것도 10대소년과 30대 성인 여자의 사랑을 다루는 영화들이 등장하는 사회적 배경이다. 그리고 남녀 동등 권력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성들의 성적취향의 자기 결정권이 많아진 것도 이같은 10대 소년과 30대 성인 여자간의 사랑을 영화의 키워드로 부상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영화내적으로는 그동안 영화에서는 10대소녀와 성인 남자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지만 역으로 성인 여자와 미성년 소년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가 거의 없어 소재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이 부분을 다루는 영화들이 앞으로 더 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0대 소년과 30대 성인여자간의 사랑을 다룬 '사랑니'(윗쪽)와 '녹색의자'. 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 미로비젼]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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