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부업 1순위 방문대여업 뜨는데 … 돈 적게 들지만 인내·끈기 더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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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가정주부 신미정(42)씨는 고1, 중2 두 자녀에게 들어가는 교육비 부담이 커지자 부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신씨는 지난 3월 서울 신길동에서 영어 전자북 방문대여업 이북랜드(www.ebookland.co.kr)를 열었다. 530만원 정도의 소자본으로 가능하고, 살림을 하면서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주 1회 회원 집을 방문해 영어 전자북과 아동도서 2권, 교육용 비디오 1개를 한 세트로 대여하는 게 그의 일이다. 회원들은 가입비 1만원과 월 회비 2만5000원을 낸다. 신씨는 "지난달 하루 3~4시간 정도 일하고 15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고 했다.

빠듯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부업거리를 찾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남편 한 사람의 벌이에만 의존할 수 없고, 취업도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방문대여업은 특별한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 없고, 시간도 많이 들지 않아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이다. 4~5년 전 아동도서 방문대여업이 히트를 했고, 최근에는 영어 전자북 방문대여업이 등장했다.

녹즙.화장품 등 방문판매업은 비교적 영업에 자신이 있는 주부들이 부업으로 많이 선택하는 업종이다. 컴퓨터 시력보호기 방문판매업인 스톱아이(www.stopeye.co.kr)도 전자파 차단 등 아이들의 시력을 보호하고 건강을 지키려는 잠재수요를 노린 신규 업종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회원들을 교사의 집으로 모이게 해 가르치거나 방문지도를 하는 홈스쿨 시장도 커지고 있다. 회화식 영어 홈스쿨 '웨이브 스피킹 클럽'(www.okenglish.or.kr)이나 해법수학으로 잘 알려진 천재교육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전문 홈스쿨 '해법공부방'(www.e-hb.co.kr), 아이템풀에서 운영하는 창의력 전문 홈스쿨 '신나는 창의'(www.itempoolschool.co.kr) 등이 있다. 취미를 살려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업종도 있다. 한국모스토피어리(www.mosstopiary.com)는 전형적인 DIY(do it yourself) 제품인 토피어리를 상품화했다. 토피어리는 알루미늄 철사나 기타 특수 소재로 만들고 싶은 모형 뼈대를 세운 뒤 이끼의 일종인 수태로 표면을 덮고 식물을 곁들여 심은 식물 공예품이다. 토끼.사슴.곰 같은 동물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창업하려면 한 달 정도 교육을 받아야 하고, 무점포로 사업을 하면 300만원가량 들어간다.

이 밖에 옥션 등을 이용해 인터넷 쇼핑몰을 열거나 베이비시터 파견업에 도전하는 주부들도 있다. 한 창업 전문가는 "주부들이 시장 흐름도 고려하지 않고 쉽게 돈을 벌 생각으로 부업을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비가 적다고 충분한 검토 없이 일을 시작하는 것은 곤란하며, 일단 시작했으면 인내와 끈기를 갖고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창업 전에 가족의 동의와 협조를 구하는 사전 정지 작업도 중요하다고 이 전문가는 조언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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