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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물따라 가볼만한 계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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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산으로 바다로-. 본격적언 바캉스시즌을 맞아 피서객들의 발길이 산과 바다로 바쁘게 이어지고 있다. 바다가 타오르는 듯한 젊음을 상징한다면 높은 산, 깊은 계곡은 유유자적하는 노련함의 상징이라고나 할까. 녹음 우거진 골짜기, 심산유곡에 자리잡고 앉아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잊는 것도 홀륭한 피서법이다.

<호남>
◆무주 구천동=전북 무주읍에서 동남으로 16km. 옛날 신라와 백제의 경계였다는 나제통문에서 시작, 덕유산까지의 1백리 계곡을 가리킨다.
굽이굽이 90리 9천계곡에 수정같이 맑고 얼음처럼 찬 계곡수등 피서지로는 최적지. 소위 구천동 33경중 특히 볼만한 곳은 빙성대·파동·월하탄·인월담·곤파담·청계류등.
구천동은 가을보다 여름이 더 좋은데 계류양편에 울창한 숲이 그늘을 만들어 계곡길 거의 전부를 덮고 있어 햇볕이 거의 들지 않아 시원하기 짝이없다.

<교통>전주에서 무주까지 직행버스로 3시간30분거리. 다시 무주에서 구천동까지는 1시간이 소요되며 여름철엔 거의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전주에서 구천동까지 직접가는 직행버스도 있다.

<숙박>전에 있던 여관단지의 여관들이 재개발 계획으로 모두 헐렸으나 그 아래 대규모 여관단지를 새로 조성중. 일부가 이미 개업했다.
◆설일암·반일암=전북 진안에서 충남 금산쪽으로 가는 도중에있는 주천에서 2km 떨어진 곳. 집채만한 암석들이 계류를 따라 늘어서있고 계곡 중심에 용소라는 커다란 못이 있어 피서엔 아주 좋다.
높이 1천1백52m의 운장산에서 발원. 계곡을 따라 흐르는 주자천은 계곡 곳곳에 절경을 빚어 놓았는데 옛날에는 일명 무이구곡(주자가 살던 곳)으로도 불렸다. 이 일대의 볼만한 곳으로는 천렵바위·열두굴·아랫굴·대불바위·족두리바위·용소·복룡암등. 또 계곡에서 메기등이 잘잡혀 낚시꾼들도 많이 몰린다.

<교통>충남 금산에서 진안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주천에서 내려 약2km를 걸어 들어간다.

<숙박>3개의 산장, 여관 l개가 있으며 한창때는 상당히 붐비는 편이다.
◆뱀사골=전북 남원군 산내면에 있는 지리산중턱의 긴 계곡. 교통이 불편,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계곡의 은은하고 깊은 맛은 단연 일품이다.
뱀사골의 진면목은 역시 단풍이 물드는 가을. 하지만 여름의 뱀사꼴도 시원한 계곡물, 짙푸른 녹음으로 과히 떨어지지 앓는다.
뱀사골은 뱀이 많아서 붙은 이름이 아니라 예전에 이곳에 있던 배암사(정암사)라는 절에서 유래한 이름. 배암사 골짜기가 뱀사골이 되고 만 것이다.
장장 13km의 길다란 계곡 곳곳에 석실·요룡대·탁룡소·뱀소·변풍소·간장소 등 절경이 이어지며 이들 명소가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 지리한 줄 모른다.

<교통>남원에서 뱀사꼴까지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으며 소요시간은 1시간10분.

<숙박>반선마을에 두군뎨 민박이 가능한 곳이 있다.
◆피아골=전남 구례에서 경남 하동의 화개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져 올라간 지리산중 계곡. 원래 이 부근에 피(직)를 많이 심었다 해서 「피아골」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혹자는 6·25때 이곳이 대격전지로 숱한 사람들이 피를 흘렸던데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피아골 버스종점에서 1km쯤 걸어 들어가면 신라 24대 진흥왕때 창건한 고찰 기곡사·현각도사의 부도들(국보53, 54호)이 있어 고적답사를 겸할 수도 있다.
피아꼴의 특색은 계곡의 경사가 심하고 계류의 수량이 풍부하다는 것.

<교통>남원에서 구례까지 버스로 1시간 거리. 구례에서 피아골까지 하루 6회 운행한다.

<영남>
◆보경사계곡=포항에서 북으로 28km지점. 보경사 뒤로부터 연산폭포까지 약 3km길이의 계곡을 말한다.
10년전부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곳은 여롬철이면 계곡마다 텐트의 숲을 이룬다. 기암괴벽 사이에 크고 작은 폭포가 7개나 되며 그중에서도 특히 연산폭포는 거대한 물줄기를 시윈하게 내려 쏟아준다.
계곡입구의 보경사는 이 일대에선 널리 알려진 절로 경내에 보물 제430호 원각국사사리탑등 문화재가 많다.

<교통>포항에서 보경사까지 수시로 다니며 소요시간 30분.

<숙박>절입구에 여관촌이 형성돼 별다른 불편은 없다.
◆얼음골=경남 밀양군 산내면 남명리 천황산동쪽 산중턱에 자리잡은 돌밭협곡. 여름철엔 얼음이, 겨울철엔 더운 김이 나오는 신비한 곳이다. 다른 계곡과 달리 물은 귀한 편. 대신한 여름에 얼음을 볼 수 있는 등 비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얼음골 주차장에서 천황암 옆산 길로 20분쯤 오르면 살갗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냉기가 느껴지는데 돌밭 틈바구니에 두꺼운 얼음이 박혀 있다. 이 얼음골은 하지부터 얼기 시작, 처서가 지나면 녹아 없어지고 만다는 신기한 곳이다.
여기서 다시 2백m쯤 올라가면 가마불 폭포. 손이 시릴 정도의 찬물로 가마솥 모양으로 돼 있어 물이 괴지 않는다는 전실이 있다.

<교롱>밀양에서 남명리까지 직행버스로 40분.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남명리로부터 현장까지는 도보로 1시간20분쯤 소요된다.

<숙박>얼음골 입구에 민박 약20호, 여관이 한곳 있다. 이곳의 염소구이는 별미다.
◆불영계곡=영주와 울진사이의 불고개에서 울진쪽으로 약10km 길이의 계곡. 이 계곡을 흐르는 물이 바로 불영천으로, 유명한 성류굴에서 흘리나온 물과 합쳐져 망양정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간다.
이곳의 구롱폭포는 물색이 푸르고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남성미 넘치는 우렁찬 폭포음이 속세를 떠난 듯한 느낌을 준다.

<교통>울진에서 계곡입구인 불고개까지 약28km로 소요시간 1시간 정도. 하루 6회 다닌다.

<숙박>주변에 숙박업소는 없다. 민박도 불가능하므로 야영을 하든가 아니면 울진으로 다시 나와야 한다.
◆내원사계곡=경남 양산읍에서 동북쪽으로 2km지점. 가지산줄기인 천성산쪽으로 뚫린 약 2km길이의 계곡이다.
비구니 사찰인 내원사가 있으며 추위가 청결하고 청아한 분위기. 계곡을 따라 넓은 바위, 웅장한 폭포, 그리고 변화무쌍한 바위절벽들이 볼만하다.
여기서 천성산 정상까지는 약4시간이 소요되는데 능선에 이르면 갈대숲이 넓게 펼쳐져있어 색다른 맛을 볼수있다.

<교통>양산에서 내원사입구까지 시내버스가 있다. 양산까지는 부산동부버스터미널서 15분간격으로 운행. 내원사에서 약 1.5km지점에 유명한 통도사가 있으며, 내원사에서 통도사까지가는 직행버스가 있다.

<숙박> 여관 4개, 여인숙 1개, 민박도 20호가량 있다. 이곳 닭요리는 유명하다.

<충청>
◆화양동계곡=속리산과 백악산을 끼고 소백산맥을 가로지른 화양동계곡은 청주에서 동쪽으로 약 34km 떨어진 오지. 소위 화양구곡 10리사이에는 오랜 세월 물에 씻겨 둥글둥글해진 거암들이 계곡을 채우고, 그 사이로 유리알처럼 맑은 물이 흐르며, 그주위를 울창한 숲과 가파른 암벽들이 두르고 있다.
화양동 중심부에서 약 8km 떨어진 선유동계곡 또한 화양동 못지않는 절경. 나뭇군과 선녀의 전설이 어린 등선암을 비롯, 망선대·학소대·와룡대등이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교통>화양구곡·선유동계곡을 경유하는 청주∼송면 직행버스가 20분마다 있으며 소요시간은 화양동까지 l시간20분이다.

<숙박>화양동에 민박·여인숙등이 있으나 선유동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경기·강원>
◆한탄강 순담계곡=신철원에서 남으로 5km. 한탄강계곡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치는 이곳은 계곡양쪽에 깎아지른 둣한 절벽과 기암괴석, 맑은 소, 그리고 계곡으로선 보기 드물게 모래사장까지 갖추고 있어 피서지로 제격이다.
조선조 정조때 명재상 김관주가 만년을 보내던 풍광수려한 곳으로, 그는 이곳에 연못을 파고 약초를 길렀다 한다.

<교통>서울 마장동 버스더미널에서 신철원행 버스를 타고 신철원에서 하차, 여기서 순담까지는 버스나 택시 아니면 도보로 간다.
◆청학동 소금강=강원 명주군 연곡면 청학동 상류계곡 약4km길이의 절경. 강릉에서 주문진쪽으로 12km 지점. 여기서 다시 서쪽으로 20km쯤 떨어진 곳에 있다.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하는 이곳은 전국도처에 산재한 여러「소금강」가운데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입구의 금강사로부더 시각, 계곡 곳곳에 기암절벽·폭포·소를 이룬 이곳엔 전설의 무능도원과 같다는 무능계, 십자모양의 십자소, 맑은 계곡물이 콸콸 흐르는 세심대와 청심대. 그리고 연꽃모양의 연화담이 절경을 이룬다.
또 구룡계곡 등산로를 따라오르면 마의태자의 전설이 깃든 아미산성을 찾아볼 수 있다.

<교통>강릉에서 소금강 직행 버스가 하루 1회 있으며(상오 7시40분발. 1시간30분 소요) 청학동까지(40분 소요)는 수시로 버스가 있다.
◆어나연계곡=강원도 영월에서 경치 좋기로 이름난 곳. 영월 동쪽을 흐르는 동강 상류 16km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강물이 흐르다 크게 굽이를 틀어 맑은 물이 호수처럼 괴어 작은 섬을 이루고 있는데 그 섬 안에 커다란 바위 3개가 자리잡고 있다.
또 계곡 굽이에 모래톱이 이뤄져있어 야영에도 적합. 교통이 불편한 탓인지 아직은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이다.

<교통>우선 충북 제천까지 가서 영월로 가는 직행버스를 탄다. 영월에서 계곡입구인 거운리를 지나는 버스가 하루 3회 있으며 여기서 계곡까지는 5km쫌 들어가야 한다.

<정우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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