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묘한 수법 … 가볍고도 빠른 두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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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토너먼트> ○·이세돌 9단 ●·랴오싱원 5단

제1보(1~12)=지난달 14일 이세돌(31) 9단과 랴오싱원(廖行文·20) 5단의 16강전이다. 158에 끝난 단명국인데 내용이 흥미롭다. 특히 초반이 그렇다.

 2006년 입단한 랴오 6단은 2013년부터 성적이 좋다. 삼성화재배 32강에 올랐고 올해는 16강과 LG배 세계대회 본선에 올랐다. 현재 중국 랭킹 28위. 물론 길은 멀다. 세계대회 우승을 바라보려면 랭킹 10위권은 되어야 한다.

 무릇 모든 감상에는 먼저 돌아보는 ‘잠깐’이 중요하다. 바둑도 그렇다. … 바둑이란 게 뭘까. 3선과 4선, 좌우 균형과 아래 위 높낮이를 깊이 인식하는 놀이. 그런 세상이다. 그래, 선(線)을 읽는 가벼운 눈(眼)이 필요하다.

 우하 6은 급전(急戰)을 피하고자 할 때 즐겨 둔다. 귀에서 멀어진 만큼 집으로는 불리하지만 대신 변과 가까우니 빠른 발걸음이 가능하다.

 8은 어떤가. 좌하귀 2가 4선에 위치하니 우변도 높이 4선에 가고 싶다. 좌상귀 12도 같은 맥락이다.

 ‘참고도’를 보자. 보통 진행인데 백의 발(足)이 빠르다. 빨리 넓게 벌려서 요처의 점거를 중시하는 태도다. 대신에 돌의 거리가 멀어져 두터움(厚) 보다는 엷은(薄·허약한) 약점은 있다. 예전엔 참고도가 아니라 백a, 흑b가 정석이었다. 비교하면 차이를 알 수 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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