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내일 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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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 잠실대운동장 야구장이 30일 준공된다. 서울운동장 야구장에 비해 수용인원 2배(5만명), 주차장만 2천6백30평인 이 구장은 서울시가 공사비 1백26억원을 들여 80년4월 착공, 2년2개월만에 완공된 것.
규모나 모습·시설 등 모든 면에서 미국 프로구장과 견줄만한 이 구장은 연면적 1만8천평에 경기장 4천2백10평으로 지하1층·지상3층의 구조물이 60개의 기둥 위에 떠받쳐지고 있다. 전체적인 모습은 지름 1백88m의 야구공을 닮은 정원(정원)형으로 구장의 길이가 좌우 1백m, 중앙 1백25m로 서울운동장 야구장보다 2∼15m 길다.
이 규격은 국제야구위원회(AINBA)가 규정한 좌우 97·534m, 중앙 1백21·9m에 가깝고 일본(좌우 90∼95m, 중앙 1백20m)보다는 크며 미국(좌우 1백m, 중앙 1백20∼1백25m)의 구장과 비슷하다.
일본프로야구의 대명사인 왕정치가 행크·애런의 홈런기록(7백56개)을 깨고 8백68개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으나 미국야구계에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은 바로 이같은 구장의 길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구장이 국제규격보다 작기 때문에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것.
이 주장은 또 투수마운드와 타자석, 주자가 뛰는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잔디로 덮여 스탠드의 초록색의자와 함께 온통 그린필드를 이룬다. 잔디에는 15개소에 스프링쿨러장치가 되어있다.
5단∼69단의 스탠드아래쪽에는 최고높이 37m의 건물 속에 각각 2개씩의 타격머신을 갖춘 실내 타격연습실 4백60평과 투수연습실 2백40평, 래커룸·샤워실·선수대기실·선수관전실·식당·다방·휴게실 등과 5개 국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국제회의실·텔렉스실·중계실·귀빈용 엘리베이터 등도 마련돼있다.
관객의 70%를 내야에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내야 4개소, 외야 2개소 등 6개소에 설치된 나이터시설에는 고압나트륨램프, 메탈할라이트, 백열전구 등 7백92개의 전등을 달아 서울운동장의 7백룩스보다 3배나 밝은 2천룩스의 조명을 하게된다.
또 너비 33m, 높이12·3m 크기의 스코어보드용 전광판에는 너비 12·8m, 높이 6·4m의 화면을 두어 한글·영문·숫자·기호 등과 심판의 판정 등을 나타낼 수 있는 화면처리가 가능하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타율 등이 국내최초의 컴퓨터시스팀에 의해 자동으로 전광판에 표시된다.
대아건축(대구시 공평동11)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은 이 구장에는 연인원 17만명이 동원됐고 철골 1만4천t, 철근 4천4백t, 레미콘 3만1천입방m, 40㎏들이 시멘트 5만3천부대, 전선·케이블 11만5백m, 각종수목 3만7천5백그루, 잔디 8만3천3백58장 등이 들었다.
7월초 개장되는 이곳에서는 9월4일부터 18일까지 우리 나라에서 처음 개최하는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려 국제적인 야구장의 면모를 과시하게 될 것이다. <임수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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