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만능풍조 반성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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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평신도들이 바라는 오늘의 한국교회 목회자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신도들의 헌금에 계산이 밝은 목회자보다는 자기는 없고 하느님만 보이게 해주는 목회자를 원한다.』
YWCA연합회가 28일 『나는 이런 교회를 가고싶다』는 신앙의 생활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발표할 권영자씨(YWCA연합회 공보위원)의 주제발표 내용이다.
그는 『교회만큼 물질만능풍조에 젖어 있는 곳도 없다』고 비관하면서 『신도수가 곧 자기권위의 척도인 양 마치 야생마를 잡으러 다니는 몰이꾼과 같은 욕심 많은 목회자는 싫다』고 했다. 교회이름을 상표처럼 붙이고 시가를 누비는 교회버스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자꾸만 떠오른다는 것.
그는 『왜 목회자들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처럼 제1주의, 고도성장주의에 휘말려 가는지 알수 없다』면서 고도성장의 물결을 좇느라 진정한 그리스도왕국 건설에는 무신경한 목회자가 없는지 반성해 볼 것을 촉구했다.
치마폭에 휩쓸려 곤욕을 치르는 신도에게 나약한 목회자, 통치자처럼 군림하는 권위주의적 목회자, 쳐놓은 울타리 안의 관리를 위해 신경질인 목외자들도 싫다는 것이다.
그는 바람직한 목회자상으로 ▲인격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신앙의 스승 ▲시대적 유행에 요동치 않는 역사의식의 소유자 ▲작은 지역사회에서 빛과 소금역할을 다하는 자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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