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키스」, 대회 첫 해트트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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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마드리드=외신종합】제12회 월드컵 축구대회는 1차 리그 3일째인 16일 기록적인 골러 시를 이루는 가운데 헝가리와 스코트랜드가 통쾌한 첫 승리를 올려 유럽세가 기염을 토했다.
이날 엘체시에서 벌어진 3조 경기에서 헝가리는 교체 멤버「파즐로·키스」가 후반 들어 불과 8분 동안 해트트릭(혼자3골)을 기록하는 경이적인 대 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중미대표인 엘살바도르를 10-1로 대파, 50년대 초반 불세출의 명사수「푸스카스」군단이 세계를 풍미하던 위세를 재연했다.
10-1의 스코어는 54년 스위스 대회 때 역시 헝가리가 한국에, 또 74년 서독 대회 때 유고가 자이레를 각각 9:0으로 대파한 것과 함께 월드컵 사상 최대의 기록적인 득점이다. 월드컵 대회 지역예선전에서는 69년 서독이 키프로스를 12:0으로 이긴 적이 있다.
콤비네이션이 뛰어나고 스피디한 기동성을 발휘한 헝가리는 전반 시작 볼과 3분만에「티보르·닐라시」가 전격 득점한 후 전반을 3:0으로 리드, 대세를 결정지었으며 엘살바도르는 후반 20분 1골을 만회했으나 후반 24분부터 8분 동안「파즐로·키스」의 내리 3골을 탈취하는 속사공격으로 엘살바도르는 처참하게 붕괴되었다.
중미축구의 현격한 수준 차를 실증한 엘살바도르는 월드컵 본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골을 기록했다는 것으로나 자위해야 할 처지이며 1차 리그 탈락은 기정사실로 되었다.
그러나 헝가리는 앞으로 벨기에·아르헨티나 등 강적들을 극복해야 하므로 서전의 대승에 도취할 수만은 없다.
말라가시에서 열린 6조 경기에서는 스코틀랜드가 역시 약체인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대표(2위) 뉴질랜드를 5-2로 눌러 소련을 이긴 브라질보다 골 득실차에서 앞서 일단 조수 위에 나섰다.
스코트랜드는 전반 18분 영국 최고의 골게터「케니·달그리시」의 강슛으로 포문을 열고 약10분 후「존·마크」의 3분간의 연속 득점으로 완전 우세를 보였다. 뉴질랜드는 후반 들어 맹 공세, 스타 플레이어「스티브·섬너」와「스티브·우딘」이 골을 성공시켜 3-2로 육박하는 분전을 거듭했으나 이후 다시 2골을 뺏겼다.
한편 남미 대표의 하나인 페루는 아프리카 대표 카메룬에 의외로 고전, 득점 없이 비김으로써 1조에선 이탈리아와 폴란드가 1차 리그를 통과할 전망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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