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급성백혈병, 전신 방사선치료 없이도 조혈모세포이식 가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

소아청소년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전신방사선치료 없이도 성공적인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이지원 교수 연구팀은 44명의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에서 전신방사선치료 없이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한 치료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기존에는 항암제를 투여하고 전신방사선치료를 한 후,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고용량 항암제 혹은 전신방사선치료를 해야 하는 독성이 높은 고위험 고비용의 시술이다. 병든 조혈과정을 없애고 새로운 조혈기능을 위해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 조혈모세포이식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에서는 전신방사선치료를 동반한 조혈모세포이식이 표준 치료로 알려져 왔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악성 소아암 중에서도 가장 흔한 질환으로 국내 소아에서 발생하는 백혈병인 한해 약 370~380명 중 250명이 속한다. 이중 재발을 했거나 진단 시 재발의 위험이 높은 일부 환자는 완치를 위해서 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

성장기 소아청소년은 완치가 되어도 전신방사선치료로 인해 성장장애, 갑상선질환, 백내장, 이차암 위험 증가 등 다양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전신방사선치료 대신 항암제(부설판, Busulfan)를 투여하고 혈중 항암제 농도를 면밀히 체크하는, 개인별 맞춤 용량 투여법을 사용하며 조혈모세포이식을 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44명)의 생존율은 86.2%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전신방사선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1세 미만 환자(12명)의 생존율도 83.3%에 달했다.

연구팀은 “국제이식등록기관에서 발표한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조혈모세포이식 치료성적이 약 30-70%인 것을 고려한다면 본 연구 결과는 전신방사선치료 없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에서 전신방사선치료 없이 조혈모세포이식을 하고 있다.

강형진 교수는 “해외에서도 부설판 항암제가 전신방사선치료의 대안으로 연구되어 왔지만, 부설판의 용량을 고정으로 했기 때문에 대부분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설판은 용량이 높으면 독성에 따른 위험이 크고, 낮으면 재발이나 조혈모세포이식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며 “본 연구팀은 환자의 항암제 혈중농도를 면밀히 체크하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용량을 투여했다. 즉 약물 모니터링 기반 치료가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조혈모세포이식 관련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

[인기기사]

·故신해철 사망, 비만수술 보험화 10년 노력 물거품? [2014/11/11] 
·환자단체 "의사협회 의료사고 감정촉탁 못 믿는다" [2014/11/11] 
·원주에 ‘한방의료관광+제조업’ 복합체험공간 조성 [2014/11/11] 
·SK케미칼, 붙이는 치매약 특허분쟁 또 승소 [2014/11/11] 
·"전공의 수련환경, 언제까지 방치할텐가" [2014/11/11]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