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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두륜산|반도의 끝…마지막 정기로 빚은 영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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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8면

한반도를 세로로 길고 힘차게 내려오던 태백산맥이 서로 소백·노령으로 가지를 치고, 다시 그 여맥이 바다에 이르면서 일단 숨을 멈췄다가 마지막 정기를 모아 하나의 영 산을 빚어 놓았다. 전남 해남 두륜산(일명 대둔산)-. 한반도의 최남단, 땅 끝 벼랑에 붙은 두륜산은 높고 웅대한 산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산도 아니다. 그저 산 전체가 밋밋한 모양이지만 전체로 보면 어느 고산 못지 않은 높은 기풍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마 치 한 마리 길다란 용을 연상시키는 둥그런 원(그래서 윤 자가 붙었을 것이다)으로 그 원을 따라 정상인 가련 봉(7백3m)을 비롯, 두륜봉 고계봉 노승봉 두솔봉 혈망봉 향노봉 연화봉 등 8개 봉우리가 흘립, 하나의 커다란 분지를 이루고 있다.
일찍이 서산대사는 이러한. 지세를 두고『북으로 월출산이 하늘을 괴는 기둥이 되고, 남으로 달마 산이 있어 지축과 튼튼히 연결돼 있으며 동엔 천관산, 서엔 선서산이 마주 서 있다. 바다와 산이 둘러싸며 지키고, 골짜기는 깊고 그윽하니, 만세부훼의 땅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고 갈파했다.
실제로 멀리는 임진왜란, 그리고 가까이는 6·5동란 중에도 이곳만은 전과가 미치지 않았다.
두륜산은 한반도의 남극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분지라는 지형 상 특성 때문에 기후가 따뜻하고 봄·가을이 긴장 춘·장 추의 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겨울에 피는 동백을 비롯해 비자·후박·국활 나무 등의 나무, 보춘화·현호색·남산제비꽃·쇠 벚꽃·냉이·큰 개불알꽃 등 희귀한 화초가 자생, 식물학 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두륜산은 등산보다는 가벼운 하이킹이나 소요에 알맞은 높이의 산. 하지만 간단히 보았다 간 큰코다칠 기암괴석의 험한 산세가 산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깊은 산의 맛을 볼 수 있다.
두륜산 중 명소를 들어보면-.
▲능허대=가련 봉의 꼭대기, 즉 두륜산의 정상. 가연봉은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벼랑이며 꼭대기엔 수십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넓은 반석이 있다.
그런데 이곳에 가려면 약간의 암벽등반까지 각오해야 하는 험로가 있으니 요주의.
▲백운대=두륜봉의 정상으로 수백 명이 한꺼번에 올라앉을 수 있는 넓은 바위가 있고 멀리 다도해, 그리고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까지 바라보이는 장관을 맛볼 수 있다.
▲구름다리(운교)=두륜봉의 두 암봉 사이를 잇는 바위협곡에 자연으로 생긴 암석다리. 두륜봉이 구름에 휩싸이는 날씨엔 발 아래로 구름이 지나는 이 다리를 건너면 마치 선경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극락 대=가련 봉에서 내린 줄기가 북암 근처에서 절벽을 이룬 곳. 이곳에서 발 밑에 대흥사경내, 그리고 멀리 진도를 볼 수 있다.
두륜산 분지 안 깊숙이 자리잡은 대흥사는 불교조계종 31본산중 하나인 대찰로 백제 구이신왕 7년(426년)정관대수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이곳에서 승병을 모아 왜군과 싸운 곳으로 유명하다.

<등산코스>
두륜산은 8봉이 대흥사와 각 암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분지로 이곳 등산은 분지 안에 흩어져 있는 불교유적들을 두루 구경하고 땀을 흘리면서 산정에 올라, 바다의 전망을 즐기면서 시원한 바다바람으로 땀을 식히는 것이 매력이다. 따라서 코스도 능력과 시간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①코스는 장춘리-대흥사-진불암-두륜봉-만일암터-북암-대흥사-장춘리로 소요시간 약 5시간. 두륜산의 알맹이는 거의 다 볼 수 있는 대표적 코스다.
②코스는 장춘리-대흥사-만일암더-두륜봉-느승봉-가련봉-북암-대흥사-장춘리로 노승봉-가연봉은 암벽이 험해 일기가 나쁠 때는 삼갈 것.
③코스는 장춘리-대흥사-만일암터-안부-두륜봉-위봉-뇌노재로 두륜 분지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④코스는 장춘리-오도치-혈망봉-두륜봉-노승봉-곤계봉-장춘리로 두륜산 봉우리를 연결한 본격적인 능선 종주 코스. 총 12∼13km로 하루 걷는 거리로는 좀 먼 감이 있는 코스다.

<교통>
광주∼대흥사 직행버스 상오6시30분부터 하오 3시40분까지 하루 5회 1천6백원. 목포∼대흥사직행 하루3회 9백40원. 해남∼대흥사간은 시내버스가 20분 간격운행.

<숙박>
대흥사 앞 여관 촌에 여관·여인숙 5곳 2인2식에 1만2천 원. 잠만 자면 1인당 3천 원.

<식사>
여관 촌에 각종 식당이 13곳. 각 종 식사·술·음료 등 골고루 취급한다. <정우량 기자〉<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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