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명장면 패러디하는 개, 사람 뺨치는 연기력…'할리우드 평정하겠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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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 속 명장면은 수많은 패러디 영상으로 재탄생되며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이용자 'mmsspp'가 올린 영화 속 명장면 패러디 시리즈는 특히 더 흥미롭다. 장면 속 상대 여배우가 사람이 아니라 '개'이기 때문이다.

한 극단에서 일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자신의 상사가 매일같이 개 '리글리(Wrigley)'를 회사에 데려온다며 지난 몇 개월 간 리글리와 함께 명화 속 로맨틱 장면들을 따라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영화 속 리글리'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 속에서 글을 게시한 남성과 리글리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명장면을 그대로 연출하고 있다.

둘은 자세만 똑같은 게 아니라 표정연기까지 비슷하다. 여기에 각종 소품까지 동원해 패러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더티댄싱'에서 리글리는 실제 여주인공 의상과 비슷한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트북' 패러디에선 남성이 직접 물에 흠뻑 젖는 정성도 보였다.

매장면 리글리의 표정연기는 진지하다. '브로크백 마운틴' 패러디에서 리글리의 눈빛은 실제 감정이입이라도 된듯 애절하다. '아직은 사랑을 몰라요(원제 Sixteen Candles)'를 패러디한 사진에선 케이크를 앞에 두고 남성과 리글리가 진한 눈빛을 교환하고 있다.

무엇보다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사진은 영화 '졸업' 포스터다.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먼 곳을 응시하는 더스틴 호프만과 앞에서 그를 유혹하듯 뻗은 여자 주인공의 다리가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이었다. 패러디 사진에서 리글리와 남자는 원작 커플에 버금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남자 앞에 앞다리만 빼꼼 내민 리글리의 모습은 폭소를 부를 만큼 감동적이다.

남자는 "단순히 리글리의 귀를 잡고 찍은 사진을 보이며 '타이타닉'이라 장난을 쳤던 일이 이렇게 커졌다"고 설명했다. 남자가 리글리와 촬영에 걸린 시간은 점심시간 5~10분 정도라고 한다.

배예랑 인턴기자 baeyr0380@joongang.co.kr
[사진 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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