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파주 ~ 평양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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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북한에 200만㎾의 전력을 보낼 경우 남한 송전선로를 경기도 파주 부근 신덕은에서 북한 평양까지 연결해 전기를 직접 공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를 위해 현재 여름철 예비용으로만 쓰고 있는 서울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인천 남동공단의 영흥 화력발전소 설비도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당인리 발전소는 최대 40만㎾까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영흥 발전소는 현재 160만㎾ 설비를 갖추고 있다. 영흥 발전소에는 2009년까지 160만㎾의 3.4호기가 추가 준공되는데, 북한에 전기를 공급하게 될 경우 200만㎾의 5.6호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전 윤맹현 대외사업본부장은 14일 "북한에 전기를 보내는 방법으로 남북한의 전력망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과 남한의 전력망에서 송전선로를 북한으로 빼 남한 전기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 있는데 후자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남북의 전력망을 연결하더라도 휴전선 근처에 차단기만 설치하면 북한의 정전 사태로 남한까지 피해를 보는 일은 막을 수 있으나 전력변환장치 설치에 1조원 이상 들어가는 데다, 앞으로 통일시대를 염두에 둔다면 이중 투자가 될 수 있어 남한 전기를 직접 공급하는 게 경제적으로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남한의 전력수급계획상 2008년부터 북한에 200만㎾ 정도의 전기를 보내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수도권에 대한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당인리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영흥 발전소 설비를 늘리는 방안을 13일 정부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전기를 보낼 송전선로와 관련, 한전은 통일부가 발표한 경기도 양주~평양 구간이 아니라 신덕은~평양 구간에 건설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 경우 통일부가 발표한 1조5000억원보다 비용이 더 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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