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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국산 영화|3편 동시 개봉|영화계"탈 불황"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화제의 국산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 이것이 불황 영화계의 한 돌파구 구실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크다.
문제영화 3편은『여자의 함정』『속·영자의 전성시대』『야 색』등이다.
이 가운데『야 색』은 이미 지난 주초에 개봉됐고『여자의 함정』과『속·영자의 전성시대』는 나란히 이번 주말에 함께 개봉된다.
이들 국산영화가 문제작으로 꼽히는 것은 각각 특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 『여자의 함정』은 정지영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이경태 감독이 연출한 고급 멜러드라머. 『속·영자…』는 소설가 조선조 원작의 화제작이었고『야 색』역시 인기작가 최인호씨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라는 점등이다.
현재의 영화계는 해방이후 최악이라 할만큼 불황이 극심한 상태. 기대를 모았던 외화마저 흥행에 참패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계가 이들 3편의 영화에 기대를 거는 것은 이들 영화가 몇 가지 특징적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작품내용이 최근 팬들이 좋아하는 성향에 맞게 섹스문제를 꽤 대담하게 정면적으로 다루고있기 때문이다.
또 문제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되면 서로가 상승작용으로 붐이 일 불씨구실을 하지 않을 까 하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영화인들의 이 같은 기대가 적중될는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는 형편. 영화인들은 이만한 영화마저 흥행이 안 된다면 영화계는 한동안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여자의 함정』은 한 호스티스(정윤희 분)와 유부남과의 사랑을 그린 영화. 삼각관계를 그린 전형적인 멜러물인데 소재까지 흔한 것이고 보면 이런 종류의 영화가 쉽사리 빠지고 마는 멜러다운 타성을 이경태 감독은 교묘히 넘어서고 있다.
이 감독은 특유의 산뜻한 영상, 변화 있는 앵글로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하는데 특히 정윤희양의 감각적인 연기가 새로운 매력을 주고있다.
『속·영자의 전성시대』는 사창가의 영자와 사우나탕 종업원 창수와의 사랑을 그린 것.내용에 걸맞게 영화 대부분의 무대가 사창가로 그곳 여성들의 생활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야 색』은 불우한 한 여성과 젊은 의사와의 사랑을 그린 것.『속·영자…』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에겐 기둥서방 같은 존재가 있고 이 때문에 삼각관계에 얽히게 되는 남녀는 갈등을 겪는다.
3편의 영화는 벗는 영화에 대한 흥미와 관심, 그리고 비판이 엇갈리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꽤 대담하고 노골적인 성애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각각 특색을 지닌 이들 3편의 영화가 과연 관객을 얼마만큼 동원하고 불황을 깨뜨릴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들 영화가 불황에 얼어붙은 영화계회생의 처방전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영화인들의 한결같고 간절한 바람이다.<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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