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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 집권 프랑스 부유층 "건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테랑」의 사회당정부가 프랑스에 등장했을 때 많은 변화가 기대됐었다. 그러나 81년 5월 사회당이 집권하고 1년이 지났지만「부의 분배」는 그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모든 것을 부자들에게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건「미테랑」정부는 고급호텔에 대해 유럽 최고 율(17.6%)의 세금을 물게 하고 기업의 일반경비에 30%까지 중 과세를 했으며 고소득층의 소득세를 최고 60%까지 매겼다. 그것도 모자라 말썽 많은 부유세도 신설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졌는가.
지난 1년간 프랑스 인들은 전 세계 샴페인 생산량의 3분의2를 소비했으며 위스키와 코냑의 소비량도 각각 20%, 12%씩 증가했다.
약 6천명의 지주계급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의상을 걸치고 광활한 초원과 숲을 누비며 사슴과 멧돼지 사냥을 즐기고 있다.
지난 3월의 신형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나 늘어났고 일류 레스토랑은 매일 밤손님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극장과 오페라하우스의 특석은 아무리 입장료가 비싸다 해도 몇 주일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좌석을 얻기가 어렵다.
20여 곳의 고급의상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호황을 누려 매상고가 지난해보다 20%나 늘어났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피에르카르댕, 이브 생 로랑 등의 상표가 붙은 의상과 향수가 날개돋친 듯 팔리며 특히 5천 달러(약 3백50만원)짜리 의상까지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다.
조르지 V나 플라자 아테네 같은 고급호텔도 연일 만원이다. 이와 같은 호황은 외국인사업가들의 투자를 불러 일으켜「르네·하트」라는 스위스 인은 최근 7개의 침실과 3개의 테라스를 갖춘 1일 숙박비 6천 달러(4백20만원)짜리 고급호텔을 개관하기도 했다.
최근의 프랑화 평가절하는 외국인들이 프랑스에서 더 많은 돈올 뿌리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어떤 미국인은「귀스타브·모로」의 1880년 작품 유화 한 폭을 35만 달러에 구입하기도 했는데「모로」작품으로는 유례없는 거액이었다. 또 다른 미국인은 고급가구인 소퍼 하나를 11만 달러에 구입했다.
디스코클럽과 나이트클럽도 연일 만원사례.
파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생 제르맹 클럽이나 폴로클럽에 가입하려면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 부자들은 사회당 정부가 들어선 현재에도 여전히 하인을 거느릴 수가 있다.
물론 하인들의 임금이나 권리는 나날이 신장되고 있다. 그들은 보다 수입이 나은 레스토랑에서 일하고자 한다. 파리의 경우 가정부의 월급은 방을 제공하고도 한 달에 최저 1천 달러를 주어야 할 정도.
부자나 미인, 또는 유명인사들의 대부분은 옷을 새로 살 필요가 없다. 유명의상 점들이 자신들의 선전을 의해 새로운 의상을 제한 없이 빌려주기 때문이다.
사회당 정부의 국유화조치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이전 수준대로 소유하고 있는 기업인도 있다.
지난해「미테랑」정부는 미라지 전투기를 제작하는 다소항공회사를 국유화했다.「마르겔·다소」회장은 보유주식 51% 중 26%를 정부에 납부한 후 다시금 국회로부터 20%의 주식을 사들여 거의 종전수준을 유지했던 것이다.
세계적인 은행가「기·드·로트월드」의 경우 국유화 조치로 인해 로트월드 은행의 전 재산이 정부소유로 변했음에도 아들과 함께 파리중심부에 새로운 로트월드 금융회사를 차려 놓고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유에스뉴스지 5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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