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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이게 하라』TV가 유발하는 청소년 문제 외면…설득력 잃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MBC-TV는『어린이이게 하라』와 『레이다 11』을 어린이 날 특집으로 꾸몄다.
다채로운 취재이면서도 청소년 문제의 원인을 부모의 과잉보호나 무관심, 사회교육의 단절이나 전인 교육을 게을리 하는 학교교육의 맹점에서 찾는데는 TV가 미치는 역기능 쪽을 외면한 제작이라는데서 설득력을 잃는다.
TV가 요령위주의 개인주의적인 인간형을 만들고 현실 도피적인 성벽을 키운다거나 이른바 자폐증 환자도 TV를 즐겨 보는 어린이에게 많다는 연구가 있다.
또 무절제한 어린이 대상의 CM방송은 낭비벽 뿐 아니라 과도한 당분 섭취가 충치나 신체 발육의 이상현상을 빚는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빈번한 고교생 폭력사건·가출·성범죄·비행의 저 연령화·잔혹스런 살인 수법 등 청소년층에서 일어나는 허다한 문제가 대개 TV의 영향 때문이라는 실증적 연구는 충격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저녁 9시전에는 폭력물 방영을 삼가고 호주에서는 어린이에게 유익한 프로를 주당 3시간 이상 방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핀란드는 CM모델로 어린이를 등장시키지 않으며 일본은 과자류 선전에 업자 스스로가 규제하고 미국의 어린이프로 향상 위원회가 프로그램 개선에 큰 힘을 쏟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이런 외국의 경우를 받아들이겠다거나 TV프로를 어떻게 개선해 가겠다는 의지는 보이지도 않으면서 TV가 미치는 폐단에는 외면한채『동화집 한 권이라도 주어보자』거나『구름을 그리게 해 아이답게 하자』라든지『교육의 책임은 학교에 있고 가정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는 따위의 마치 구름 잡는 식의 구호로 결론을 삼은 것은 실속없는 생색 위주의 제작이라는 인상만 짙게 할뿐이다. 신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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