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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공포… 수출·관광업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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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장기화되면서 부산·경남 지역의 수출이 차질을 빚는가 하면 지자체·대학의 국제 교류 행사가 연기 또는 취소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또 여행객이 줄면서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역피해=부산지역 기업들의 수출차질 피해가 5백만달러에 육박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부산.울산중소기업청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25개 업체에서 총 39건에 4백77만5천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바이어의 방문취소가 13개 업체에 15건(2백75만6천달러)으로 가장 많고 상담중단이 10개 업체에 12건(1백32만5천달러)에 이른다.

또 8개 업체가 예정된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 취소로 27만3천달러의 피해를 당했고 시장개척단 불참으로 인한 피해는 2개 업체에 10만1천달러로 나타났다.

신소재 천연원료 화장품을 개발해 중국 및 동남아에 수출하는 A사의 경우 홍콩 바이어와 연초에 맺은 5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이 취소되는 등 50만달러의 수출차질이 발생했다.

지역 기업들이 운영하는 중국현지 공장의 피해도 심각하다.공업용 재단칼을 생산하는 I사는 칭다오 공장 직원들의 출장기피와 마케팅활동 중단으로 인해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교류 차질=오는 4~8일 중국 쿤밍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아시아도시시장포럼이 사스 감염 우려로 연기됐다. 이번 회의에는 부산과 서울 등 동아시아 13개국 22개 도시의 시장 및 부시장이 참가, 각 도시의 다양한 개발경험과 교류사업들을 논의한 뒤 ‘쿤밍선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부산시는 또 28~30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TPO(아태도시관광진흥기구) 운영위원회를 계획대로 개최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부터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태도시서밋회의도 사스 공포로 10월로 연기했다.

부경대는 9~11일 베트남 하노이광산지질대학 해양연구소와 공동으로 ‘해양과학 국제심포지엄’을 부경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무기 연기했다. 또 동의대는 교수 및 교직원이 포함된 해외인턴십 프로그램팀이 5월중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17일부터 31일까지 열릴 제15회 마산국제연극제(MITF)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10개국 14개팀이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사스 탓에 외국 극단들의 공연계획 취소가 속출해 자칫 국내 극단들로만 진행되지 않을까 주최측은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아일랜드,캐나다, 베트남 극단이 당초 참가하겠다고 했다가 이달 사스 여파로 잇따라 취소 통보를 해 왔다.

◇여행업계 한파〓부산시내 중국 전문 여행사들은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중국전문 여행사인 부산시 중구 중앙동 C여행사는 직원의 절반 가량을 무급 휴가를 보냈고 나머지 직원들이 문을 열어 놓고는 있으나 사실상 개점 휴업이나 다름없다.

부산진구 부전동 N여행사의 경우 국내 관광담당 직원들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으나 해외여행 담당 직원들은 반반씩 돌아가며 보름씩 무급 휴가를 가고 있는 상태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으로 떠나는 관광객은 ‘올 스톱’된 상황”이라며 “빨리 사스파동이 끝나지 않으면 모두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으로 내보내는 관광업을 하는 여행사는 다소 형편이 낫다.

중구 중앙동 D여행사는 월 60명 안팎의 관광객 등을 일본으로 내보냈고 있다.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이 여행사는 5월부터 직원의 20% 가량을 무급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대책〓 부산시는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여 3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지역 책회의를 갖고 예방대책을 마련한다.

시와 경찰은 지난 28일 사스 위험지역인 중국에서 남해안을 통해 밀입국한 조선족·한족 등 11명과 함께 입국한뒤 달아난 42명이 부산에 숨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시는 부산대병원에 사스환자 5명을 격리 수용할 5병상(3실)을 확보하고 담당의료진 보호용 안전보호복과 특수마스크 등 5종 4백3점을 지급했다.

또 비상근무 인원을 5월 1일부터 6명으로 늘리고 사스 예방홍보물 10만 장을 김해공항·검역소·터미널·역·학교·관공서 등에 배포했다.

시는 부산대병원 등 14개 응급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사스 감시체계를 가동,28일까지 사스 위험지역으로부터 입국한 1천91명을 확인한 결과 의심자는 없다고 밝혔다.

허상천·정용백·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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