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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랜드 접전」은 막아야 한다"|「조지아도 탈환」을 보는 영국·미국의 눈|영국의 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아르헨티나쪽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사우드조지아섬 점령소식에 접한 영국시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차분하다. 사우드조지아섬 점령 후 처음으로 열린 26일의 의희에는 오히려 분쟁초기보다 적은수의 방청객들이 모였고 수상관저 앞에도 발표를 기다리는 보도진 외에는 평소와 비슷한 수의 시민들만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점령을 경축하는 어떤 형태의 시위도 없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26일의 조간들도 대개 담담한 제목으로 섬정령을 l면에 보도했고 빅토리라는 선동적 제목을 쓴 것은 가장 대중적인 신문 선지 하나뿐이었다.
한편 BBC방송은 26일부터 매일밤 포클랜드사태애 대한 특별방송을 시작했다.
한 젊은 은행원은 사우드조지아섬 점령에 대한 소감을 묻자 『침략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에 찬성하기 때문에 이를 환영한다. 그런 뜻에서 쌍방에 전사자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날 의회에서도 야당 당수인 「마이클·푸트」의원은 공격군이 부상자 1명만 내고 섬을 점령한 「기술」을 찬양하면서도 『영국이 평화협상안을 격침시켜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무력시위를 지지해온 야당은 격전과 거기에 따를 많은 사상자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입장을 약간 후퇴시키고 있음이 확연하다.
영국의 일반적여론은 사우드조지아섬점령으로 아르헨티나가 최후의 양보를 하게돼 더이상의 전투없이 외교적타결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쪽이다. 「대처」수상도 이런 여론을 인식이나한듯 의회에서 『우리는 아직도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6일자 석간 스탠더드지는 이번 사태의 경위를 노름에 비유해서 쌍방이 서로 상대방을 후퇴시키기 위해 판돈을 올려온 과정과 같다고 논평했다.
서로가 다같이 전쟁보다는 외교적 타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주장해오면서 전쟁일보전 상태로까지 접근한 현재로서는 전쟁과 평화의 길은 종이 한장 차이에 지나지않게 되었다.
그러나 한가지 고무적인점은 지금까지 아르헨티나의 점령작전과 영국군의 탈환작전에서 사상자가 극소수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서로가 상대방 국민을 전쟁의 열기로까지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의 수수께끼는 『시간은 끝나가고 있다. 끝없이 협상만 하는 동안 군사행동을 지연시킬 수는 없다』고 한 「대처」수상의 위협적 발언과 붸노스아이레스시가의 노한 군중시위가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양자간의 「판돈」연극의 계속인가, 아니면 주사위를 던지는 행위인가라는 점이다.
런던에서는 이미 포클랜드군도에 영국특공대가 은밀히 상륙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미국측이 중립을 버리고 영국편을 들어 아르헨티나를 굴복시키는 길만이 전쟁발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영국측 지도층은 보고 있다. 【런던=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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