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인질 범죄 뿌리뽑는 「블루베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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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치안본부가 테러·도시게릴라형 과격범죄에 대비, 창설하는 국내최초의 경찰특공대의 구호는 「끝내주자!」. 경찰은 66명의「끝내주는 사나이」들의 모집이 끝나면 초 스파르타식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요원은 모두 66명>
이들의 복장은 검정색을 위주로 한 얼룩무늬작업복에 하늘색 베레모차림. 그래서 경찰은 이 사나이들을 앞으로 「블루·베레」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로 했다.
특공대장을 제외하고 66명 모집에 지원자가 자그마치 9백1명. 13.7대1의 관문을 뚫어야한다.
이들은 M-16뿐만 아니라 특수기관단총과 고성능가스총 등 특수장비를 자유자재로 다뤄야하고 주간은 물론 야간사격까지 백발백중이어야 하며 상상을 초월한 강 훈련을 통해 어떤 테러범도 단 일격에 쓰러뜨릴 수 있는 순발력 있는 체력과 무전기조작에 시한폭탄까지 척척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

<9백1명이 지원>
강훈이 끝나면 블루 베레는 「제임스·본드」급(급)요원들의 집합체가 될 것 같다는 얘기.
경찰은 한마디로 이 특공대를 미국의 SWAT나 서독의 GSG-9 또는 엔테베 작전을 감쪽같이 수행해낸 이스라엘특공대 등과 같은 세계 1급 특공대로 만들 계획.
경찰이 이 부대의 창설에 착수한 것은 지난달부터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과 86년 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이 확정되면서 이 계획이 마련됐다.
전국 각 시·도 경찰국에 요원선발지시가 하달된 것은 지난달 하순. 요원의 자격은 ▲35세 미만일 것▲태권도나 유도의 유단자일 것▲남보다 빨리 달릴 수 있고 또 높이 넓게 뛸 수 있을 것▲IQ가 1백10 이상일 것▲엄격한 훈련을 통한 기율속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을 것▲2년간 계속 근무할 수 있어야 할 것 등이다. 그대신 대우는 파격적.
선발되는 요원은 대장을 제외하고는 전원 부대창설과 함께 1계급특진의 혜택이 주어지며 특공대복무기간 중 계급에 따라 매월 15만∼20만원씩의 특별수당을 받는다는 것.
치안본부 관계자는 당초 고된 근무여건 등으로 지원자가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으나 막상 엄청난 지원자가 몰려들자 모두들 입을 벌렸다.
현재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사격술 외에▲달리기▲높이뛰기▲넓이뛰기▲턱걸이 등 체력검사와 IQ테스트 등 21일까지 4차례의 선발과정을 거쳤으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사람이 1백80명이나 돼 이들을 대상으로 어려운 5차선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20일 임명된 대장 김동수 경정(43)도 전국의 모든 경정을 대상으로 엄선한 케이스. 김 대장은 유격술의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5단계 선발작업>
선발된 요원 67명(대장포함)들은 5월10일께부터 2개월의 강 훈련에 들어간다. 경찰학교에 입교해 1개월 동안 유례없는 억센 훈련을 받은 뒤 다시 군부대에서 1개월간의 위탁훈련을 받게된다.
따라서 부대창설은 7월 중순께. 행정요원 16명 등 83명이 정상근무에 들어간다. 특공대의 위치는 서울에 둔다는 것 외엔 아직 미정.
경찰은 부대창설 후에도 요원들을 오끼나와의 미군부대에 전지위탁훈련을 시키는 등 교육강화방안을 마련중이며 대원전원에게는 유사시 군사원호법에 준하는 연금도 지급할 방침이다.<오홍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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