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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나면 누가 누구편일까…〃 포클랜드분쟁 돌러싼 영·아르헨의 「이웃」사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다같이 포클랜드분쟁이 열전으로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서 각자가 믿을수 있는 맹방이 누구며 전투가 전개되고있는 위급한 상태에서 맹방으로부터 얻어낼수있는 지원의 폭이 어느정도일지를 점검하고있다.
맹방의 배열상황을 보면….
▲영국=가강 중시하는 맹방은 역시 미국이다. 아르헨티나의 군부지도자들에 영향력을 미칠수 있는 유일한 나라일뿐 아니라 전쟁이 시작되면 정보제공과 병참지원을 할수 있는 능력을 미국은 갖고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정계에서는 현재까지 미국이 공식적으로 보이고있는 중립적입장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다. 주로의회와 언론을 통해 표명되곤있는 불만의 소리는 아프가니스탄·폴란드사태에서 영국이 유럽어느나라 보다도 「FP이건」대통령의 대소련제재조치에 적극 호응했는데 이에대한 보답으로라도 이제 중립을 버리고 영국쪽을 지원해야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오웬」전외상은 이 불만을 원칙의 문제와 결부시켜 『화재와 소방차사이에서 중립이 있을수 있느냐』고 말했다.
정부에서 처음 그런 불만의 소리가 나왔으나 「헤이그」가 중재노력을 하는중이기 때문에 발설은 하지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신문들은 특히 미국의 유엔대사 「커크·패트릭」여사가 포클랜드침공이 있던날밤 아르헨티나대사관 파티에 참석했고 최근에는 기자회견에서『포클랜드가 아르헨티나 소유라면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킨 것이 침략일수 있느냐』고 말한것을 크게 쓰고 분개하고있다.
미국은 이미 포클랜드일대에 대한 정찰을 통해 영국함대에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런 작전상의 지원을 넘어서 아르헨티나정권의 붕괴를 무릅쓰고라도 미국이 압력을 넣어 아르헨티나가 외교적으로 후퇴하도록 해달라는 성질의 것인것 같다.
그러나 전투가 시작되면 미국은 중립주의를 버리고 영국쪽을 적극 지원하게될 것으로 영국 국민들은 낙관하고 있다.
EEC국가들이 합의한 대아르헨티나 금수조치는 16일 발효됐다. 그러나 이조치는 1개월의 시한이있고 그때가서 다시 검토하도럭 되어있어서 그때 전쟁이 진행중이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서독정부가 최근 포클랜드의 공식명칭에 아르헨티나 이름인 말비나스를 병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은 어쩌면 그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르헨티나=현재로서 아르헨티나를 공개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나라는 페루와 볼리비아 두 나라다. 이 두나라는 1백년전 칠레와의 전쟁에서 패해 영토의 일부를 잃은 구원을 품고있어서 「적의 적은 나의 동지」라는 논리에서 전통적으로 아르헨티나의 맹방이다.
페루는 이미 아르헨티나에 6대의 미라지전폭기를 파견했다는 보도가 있으나 폐루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남미 최강의 나라인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 라이벌 관계에 있으나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영유권을 지지해 왔다.
브라질은 앞으로 있을 전쟁에서 아르헨티나가 승리할 경우 아르헨티나의 지역내 영향력이 비대해질 것을 우려하지만 반대로 패전할 경우 현 군사정권이 밀려나는 것도 원치 않는다.
따라서 브라질은 전세에 따라 태도를 어느쪽 으로도 바꿀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항만시설을 이용하자는 영국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밖에 칠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라틴아메리카국가들이 아르헨티나의 입장에 동정적이다.
칠레는 78년 비글해협의 도서에 대한 영유권 문제로 아르헨티나와 전쟁일보직전 상태로까지 갔었기때문에 이번 분쟁이 자기나라에 비화할까 크게 경계하고 있다.
칠레군은 현재 회색2호 경보상태에서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있다.
소련은 아르헨티나를 위해 영국함대의 동향을 탐지해 주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BBC방송은 소련이 아직은 아르헨티나지원여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곡물수출의80%와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기때문에 아르헨티나를 외면할수 없지만 공산주의와 극우정권사이의 이념적 양극성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도 기업인중심의 우파단체가 최근 소련이 분쟁을 틈타 아르헨티나에 접근해 오는것을 경계하는 신문광고를 내고 『포클랜드 영유권보다 공산독재의 위협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런던=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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