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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은 상륙작전에 약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쌍방이 다같이 동일해역에 대한 봉쇄선을 선포함으로써 교전의 가능성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는 것같다.
해전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인 미해군의 전함대사령관 「점월트」제독은 이해전에서 영국해군이 승리할 가능성을 55, 아르헨티나해군이 승리할 가능성을 45로 본다고 평가했다.
양쪽 함정들은 다같이 파괴력과 정확성에 있어 재래식포와는 비교가 안되는 시다트·시캐트·엑서시트등 미사일을 장비하고 있기 때문에 화력면에서는 별 차가없다.
그러나 영국해군이 기술과 훈련경험면에서 아르헨티나해군을 앞지른다고 미국측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공중전의 경우, 권투에 비유하면 아르헨티나공군이 리치가 긴반면 영국공군기는 펀치력이 강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아르헨티나공군의 주력인 스카이호크는 7백마일 반경의 작전범위를 갖는데비해 영국전투기의 주력인 해리어는 1백마일 반경밖에 되지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르헨티나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항모베인티신코 데 마요를 해리어기의 작전권밖에 두고 자체의 스카이호크를 발진시켜 영국함정을 공격할수있다. 이때문에 영국해군으로서는 아르헨티나의 함공모함을 초기에 격침시키는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아르헨티나항공모함은 2척의 핵잠수함을 포함한 4척의 영국잠수함에 쫓겨야된다. 이미 이 항모는 영국잠수함들의 감시 아래 벨그라노항구에 포위되어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라면 아르헨티나해군으로서는 큰타격이다.
반대로 영국항모가 아르헨티나잠수함(3척)에 의해 격침당하면 포클랜드탈환작전은 계속될수 없을만큼 치명적이다.
한가지 영국해군이 월등히 우세한 요인은 조기경보기 NIMROD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찰기는 미국의 AWACS기와 비슷한 기능을 갖고 적함대를 탐지하고 영국함대를 보호할수 있다.
해전이 일단 끝나고 포클랜드섬에 대한 상륙작전을 전개하게 되는 단계에서는 영국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섬의 병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는데 작전이 개시될때까지 9천명정도는 될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측은 공격을 하려면 수비군의 3배정도의 병력은 있어야 된다는 점을 들어 영국군을 과소평가하려하고 있는데 실제로 영국군수는 수비군의 반내지는 3분의1밖에 안될것같다.
이밖에도 영국군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일부로 조직훈련되어있어서 단독 상륙작전에는 적합하지않다는 견해가 런던의 전략문제연구소측에서 나왔다.
아르헨티나도 이와 비슷한 주장으로 영국공군기 해리어가 대잠수함작전에나 쓸 비행기지 상륙작전에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아르헨티나군대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말라』고 역설하고있다.
그러나 미해병대가 이비행기를 주력항공기로 삼은걸보면 아르헨티나측의 주장은 심리전의 인상이짙다.
전쟁의 순간이 가까와오면서 외교활동은 가속화되고 있다. 9일 미국무장관 「헤이그」는 「대처」수상을 비롯, 영국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소위「2기타협안」을 영국정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안은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에 대한 명목상의 주권을 갖고 영국에 이섬을 홍콩의 경우처럼 장기조차해주는 형식으로 영국의실질적행정권을 희복시켜주는 방안이다.
이경우 주민들은 아르헨티나와 영국 두나라의 국적을 갖게된다.
「헤이그」는 이러한 골자를 세부조항만 다른 여러가지 내용으로 맞추어 영국에 제시해서 의견을 들은 다음 10일 붸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이타협안은 현재 호전적분위기에 들뜬 영국의회와 포클랜드주민들이 받아들일지 의문이지만 양자의 입장을 다같이 살리면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수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영국정부의 공식입장은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에서 철수하지않는 상태에서는 협상할수없다는 강경한것이다.
이번사태의 가장 어려운점은 쌍방의 정권이 다같이 대결결과에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의 「갈티에리」대통령은 내정불안의 해소책으로 침공작전을 시작해서 국민들의 환영을 받았기 때문에 결과가 시원챦으면 다른 동료장성에게 밀려날 가능성이 많다.
「대처」여사도 초기의 실책으로 비난을 많이 받은데다가 작전결과가 원래 목표인 포클랜드의 원상복구에 미달하거나 영국측 전쟁피해가 예상외로 커지면 퇴진하지 않을수 없는 곤경에 빠지게된다.
다같이 진퇴양난의 궁지에 놓인 이 두주역들을 다같이 구하는 선에서 타협을 성취시켜야 하는 미국의 입장도 아주 어렵다.
「레이건」대통령에게 있어서 「대처」수상은 유럽관계에 있어서 그가 의지할수 있는 유일한 맹방이다.
특히 대소관계에 있어서 「대처」만한 지지자가 없다. 그런 「대처」가 이번사태의 결과로 물러나고 노동당수상이 들어설 가능성을 「레이건」으로서는 최대한 방지해야할 입장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우도 마찬가지 비중을 갖고있다. 중미의 소요를 대소대결로 파악하면서 우익동맹을 구축하려는 「레이건」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사람이 「갈티에리」대통령이었다.
엘살바도르선거에 참관인을 보내준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영국과 아르헨티나 뿐이었다.
어느쪽도 방관할수없는 미국의 이러한 입장때문에 미국은 양쪽으로부터 경계를 받고있다. 영국쪽에서는 수에즈전쟁때 영불연합군의 철수를 미국이 강요했던 전례에 따라 이번에도 실제로 공격이 시작되면 미국이 영국의 군사행동을 만류하고 아르헨티나를 두둔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쪽에서는 포클랜드상공에 미국정찰기가 활동해서 영국쪽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고있다.
그런 불신의 틈바구니에서 「헤이그」국무장관이 할수있는 외교의 행동반경은 지극히 한정된 것이 아닐수 없다. 【런던=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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