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아, 놀자"…쏟아지는 어린이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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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연 ‘숲속 놀이 창고’. 꽃잎으로 모빌을 만들었다.

어린이극 1년 365일 상시 공연 체제, 올해로 열세번째를 맞는 굵직한 국제 아동극 축제, 성인극 시장까지 넘보는 '명품 연극'의 재공연, 놀이 개념을 도입한 어린이극 등….

가정의 달인 5월, 겨울방학과 함께 3대 어린이극 대목으로 꼽히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어린이극 시장이 벌써부터 뜨겁다.

올 여름 어린이 관객들에게 가장 즐거운 '사건'은 어린이극 전용극장인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가 지난달 17일 문을 연 일이다. "드디어 전용극장 시대가 열렸다"며 연극계가 기뻐할 정도다. 그동안 개관하지 못했던 네모극장이 마무리 공사를 끝내, 이미 공연 중이던 동그라미.세모극장과 함께 1일부터는 세 개 극장 모두에서 공연이 올라간다. 사다리아트센터는 우선 객석 열과 열 사이를 높게 해 앞좌석 어른 머리에 가려 공연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게 했다. 장서 3000여 권의 어린이도서관, 화장실 어린이 변기 등도 갖췄다. 공연정보지 플레이빌 편집주간인 송애경씨는 "지금까지 어린이극은 간헐적으로 성인극장을 장기 임대.개조해 사용하거나 밤에는 성인극을 공연하는 극장에서 낮시간에 셋방살이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밤낮으로 어린이극 세트를 세웠다 부셨다 하는 데 불필요한 힘을 쏟아왔다는 것. 송씨는 "사다리아트센터 개관으로 어린이들이 편한 시간에 맞춰 좋은 작품을 장기 공연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사다리아트센터와 이웃한 발렌타인 극장 1.2.3관도 8일부터 내년 3월까지 어린이극을 동시.연속 상연하는 '단지페스티벌'을 연다. 언제나 어린이극을 상연하는 극장이 대학로에만 두 곳, 6개 관이 생긴 것이다. 단지페스티벌은 세 개 관을 각각 교육연극을 올리는 애물단지관, 시사적인 내용의 연극을 올리는 보물단지관, 전통 공연을 상연하는 신주단지관 등으로 차별화했다.

'2005 서울아동청소년 공연예술축제'는 16일부터 24일까지 문예진흥원 대.소극장, 사다리아트센터 3개 극장에서 열린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무드지무레마 무용단 어린이팀의 전통춤 '잠보, 짐바브웨!', 스위스 연극 '피터아저씨 이야기' 등 7개국 7편의 외국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올해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상을 받은 '사랑나무' 등 국내 작품 6편도 올려진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2005'는 어린이극으로 만들어졌지만 어른 관객들이 더 몰려 되풀이 공연되는 경우다. 일곱 번째 난장이인 말 못하는 반달이가 백설공주를 사랑하다 쓸쓸히 죽어간다는 내용. 2001년 초연 이래 30만 명이 관람했다. 8일부터 청담동 유시어터에서 공연한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원 출신들이 뭉친 '뛰다'의 '하륵이야기'도 어린이극에서 가족극으로 옮겨간 경우. 9월 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에서 공연한다.

아이들의 흙놀이를 유도하는 공연 '바투.바투'를 성공시켰던 공연제작사 루트원은 8일부터 삼성동 코엑스 1층 특별관에서 체험공연 '숲속 놀이 창고'를 시작한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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