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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장 연설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늘 전통과 권위에 빛나는 명문 보스턴대학의 이 영광된 자리에서 본인은 세계속의 한 기업인의 자격으로 몇가지를 말하고자한다.
본인은 반세기전인 25세때 사업에 투신한 이래 73세가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항상 기업의 발전과 국가사의에의 공헌을 함께 도모하려는 개척자적인 경영자가 되려고 노력을 해왔다.
한국동난의 와중에서 나는 한국에 제조업의 뿌리를 내리게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삼성의 기초를 이룩한 섬유와 식품부문이다.
그후 유통·보험·전자·기계·조선·석유화학·병원·농원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진 26개의 기업군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난해 한국 GNP의 7.8%, 국가세수의 5.1%라는 사회적 책임을 짊어질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인간이며 우수한 인재의 확보야말로 기업의 번영을 약속하는 것이다.
능력과 인간성의 양면을 살리자는것이 인재본위·인간본위의 경영에대한 본인의 변함없는 소신이다.
삼성경영의 특징은 경영합리화와 공동체의식의 양자조화에 있다. 이는 미국적 합리주의와 동양적전통이라는 모순되는 양자의 조화라고 이해되어도 무방하다.
능력주의·업적주의의 기반위에 다시 공동체 의식이 확고하게 뿌리내린 경영을 본인은 평생토록 추구해왔다. 또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집단에 예속되고마는 이른바 집단주의가 아니라 개인과 전체가 조화있게 공존할수있는 인문적 기법조직을 추구해왔다.
다음으로 본인이 기업생활을 통해 얻고 확인한 것은 기업의 존립기반은 국가이며, 기업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사회에서 최고의 미덕은 봉사이며, 기업은 값싸고 질이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풍부하게 공급함으로써 인간 생활을 윤택하게 하여야하고, 취업과 소득의 기회를 제공하며, 경영의 성과를 세금·임금·배당등으로 사회에 분배하여야한다.
「레이건」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국가재건의 시대를 열자. 산업대국을 다시 잠에서 깨어나게 하자』고 말하고 『신념을 갖고 새로운 부, 새로운 일터를 창출하는 기업인은 영웅』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는 바로 기업인의 국가적공헌의 중요성을 강조한 감명깊은 말이다.
이경우 국가적공헌이 배타적인 국가주의를 뜻하지 않는것처럼 본인이 말하는 사업보국도 자유개방의 국제사회를 전제로 한 개념이다.
한 나라의 경제문제를 그 국가가 속한 지역경제로부터 분리하여 생각할수 없고 지역간 분업과 협력을 통한 확대 균형만이 오늘날 각국이 처한 문제해결의 열쇠이며 인류공존공영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뜻에서 본인은 태평양을 중심으로 미국을 비롯한 동남·동북아시아 국가간 경협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아시아경제협력기구(AEC)의 구성을 오래전부터 구상하여 왔다. 이 지역의 자원과 기술개발, 통상·금융의 확대를 위한 상호협력관계의 증진은 태평양권의 새로운시대를 전개시킬것으로 본인은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선도적역할을 맡아야할 일본이 다른 선진공업국에 비해 시장개방도가 낮고 기술이전에 항상 미온적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감이다.
오늘은 본인에게 생애최고의 날이다. 본인은 이 명예가 한 개인의 것이나 한기업의 것에 그치지않고 수교1백주년을 맞는 한미 양국간의 우호증진에 도움이 될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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