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샌프란시스코 '대수술 들어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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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 은퇴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노인정 팀' 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총연봉으로 무려 9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의욕을 불태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총연봉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7위, 지구 1위의 투자 결과는 29일(한국시간) 현재 31승44패 승률 .413로 내셔널리그 14위, 서부지구 4위에 그치고 있다.

개막전 전문가들이 LA 다저스와 함께 지구 우승을 다투고,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일부에서 우려했던 바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이다.

팀 총연봉의 24%를 받고 있고, 공격력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하는 본즈는 무릎 수술로 아직까지 단 한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하고 있고, 복귀 시기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외의 선수들도 수없이 부상자명단에 오르내리며 정상적인 라인업 구성조차 힘들게 하고 있다.

현재 부상자 명단에 등록되어 있는 선수만 해도 본즈를 포함, 마무리투수 아만도 베니테스(32) 셋업맨 라트로이 호킨스(32) 3루수 에드가르도 알폰소(31) 외야수 마퀴스 그리섬(38)의 5명이나 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팀에서 꼭 필요로 하는 선수들이다. 이들 외에도 외야수 모이세스 알루(38) 에이스 제이슨 슈미트(32) 등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어김없이 부상자명단에 갔다왔다.

현재 지구 선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10.5경기 차가 뒤져있고,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1경기가 벌어져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남아있는 12경기에 일단 전력투구를 해보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팀 재정비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무르익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대폭적인 팀 수술에 들어가 체질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구단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고비용 저효율 선수들이 시급한 정리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알폰소(750만달러) 2루수 레이 더햄(720만달러) 왼손 선발 커크 리터(713만달러) 등 '700만불의 사나이' 3인방이다. 이들은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최근 수년간 그다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발 더 나아가 팀의 에이스 슈미트도 과감히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슈미트에게 옵션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지금이 팔아치우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트레이드 마감시한(현지시간 7월31일)을 많이 앞두고 벌써 몇몇 구단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비록 본즈가 올시즌 후반이나 내년에 복귀한다 할지라도 당분간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 것. 현재 구단측은 거론되고 있는 모든 루머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여러 팀과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음은 시인한 상태다.

과연 '노인정' 샌프란시스코가 대폭적인 대수술을 통해서 전혀 달라진 자이언츠가 될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본즈의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 김용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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