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서 영화 찍으세요" 지자체들 촬영장 유치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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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TV 드라마 촬영 장소를 자기 고장으로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자체들은 제작진에게 편의 제공은 물론이고 행정적 뒷바라지를 담당할 영상위원회를 잇따라 만들고 있다. 학연.지연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제작진과 공식.비공식 접촉도 한다.

현재 영상위원회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서울.부산과 전북 전주시 등 세 곳이다. 전남 광양.순천.여수 등 3개 지자체는 30일 '남도 영상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상위원회는 촬영장소를 찾아주는 헌팅부터 촬영과 관련된 각종 인허가, 숙박업소 섭외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교통 통제는 물론이고 경찰서.소방서 등 행정기관과의 협조도 대행해 준다.

2001년 4월부터 영상위원회를 가동 중인 전주시는 지난 한 해 동안 영화.TV드라마 22편을 유치했다. 전년도(4편)보다 네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엔 30여편이 전주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촬영지로 정해지면 지자체에 적지 않은 유.무형의 이익이 돌아간다.

영화 한 편을 제작할 경우 직접적인 경제 효과는 최고 수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가을 전주 시내에서 촬영된 '대한민국 헌법 1조'의 경우 배우.스태프 80여명의 식사.숙박비로 1억6천여만원, 보조 연기자(엑스트라) 3천여명의 출연료로 1억여원, 소품 및 진행비로 8천여만원 등 총 4억9천여만원이 현지에 떨어졌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1천명이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다.

지역의 명소.절경 등을 널리 알리는 홍보 효과도 만만치 않다. 조선시대 유적과 전통 양반집 형태의 기와집이 밀집한 전주시 풍남동.교동 한옥마을이 사극무대로 자주 등장하면서 한달에 2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TV드라마 '올인'의 무대인 제주도 성산포 섭지코지에는 휴일에 1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김완주 전주시장은 "우리 고장을 홍보하는데 영화와 TV드라마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지자체마다 촬영 유치를 위한 노력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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