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의「반소」는 서방원조 노린 것|소 극동연구소 부소장「크리프초프」거 보는 영귝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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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경=신성순특파원】자유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기제공 문제로 미국과 중공의 관계가 미묘해 지면서 중공과 소련의 관계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레즈네프」소련공산당 서기장의 대중공 화해제의가 일단 거부되긴 했어도 중공은 최근 대소비난을 삼가고 있으며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한 컨테이너 화물수송 협정을 소련과 체결하는등 대소관계개선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산께이(산경) 신문은 최근 소련 극동연구소부소장「블라디미르·크리프초프」(60)와의 인터뷰기사를 실어 새로운 중공·소련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크리프초프」는 소 외무성관리로 중공과 일본에서 13년을 근무했다. 다음은 그 내용.
-최근 서방측은 중소관계의 개선조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의 중소관계를 어떻게보는가.
▲중공지도자들은 중소관계정상화의 희망을 나타내지는 않고 있다. 등소평은 현 세대엔 관계정상화란 불가능하다고 까지 말한바 있다.
그러나 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중소관계가 정상화되리라고 낙관한다. 관계정상화는 중소양국민에게 모두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상화」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가.
▲우리들은 우선 국가관계의 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당관계는 전혀 다른 문제다.
-반소주의자였던 모택동의 죽음도 중소관계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중공이 미국·일본등 자본주의국가의 원조를 바탕으로 「4개 현대화」를 꾀하고있기 때문이다. 중공지도자들은 이러한 원조가 중공이 반소입장을 취하고 있는한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반소주의는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원조에대한 반대 급부인 셈이다.
-간단히 말해 「거래」라는 뜻인가.
▲그렇다. 더욱이 미국이나 일본은 중공의이러한 경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자 중공은 결국 지금의 방식이 얻는 것보다도 소련·일본·미국과 정상족으로 전면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쪽이 더 큰 이익을 안겨 주리라고 믿게 될 것이다.
중공은 이미 자본주의쪽에 치우치는 것이 중공에 큰 손해를 즐 뿐 아니라 많은 부정적 현상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부정적 현상」이란 무슨말인가.
▲자본주의국가의 경험을 기본으로한 경제발전을 시도한 결과, 인플레·실업현상이 일고 있다. 또 자본주의 제국에 대한 재정적 종속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중공은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이러한 종속관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잘 알고 있다.
-중공과 서방측의 협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고 보는가.
▲중공의 친서방적 입장은 일시적인 것이다. 「4개현대화」실현을 위해 서방제국과 일본올 필요로하고 있을 뿐이다. 중공의 세계적 전략은 일단 필요한 것을 모두 받아들인 후에는 이 같은 밀접한 관계유지엔 더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같은 관계는 자신의 의사에 상관 없이 중공을 종속상태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공의 당내문서는 대미관계에 대해 「상호이용의 관계」임을 명백히 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중공의 정책은 아주 먼 장래를 예상해서 세워진다. 중공과의 관계는 미국인이나 일본인처럼 5, 6년앞만을 보아서는 안된다. 보다 장기전망이 필요하다.
-중공의 대미관계는 대소관계와 떼어 놓을 수 없다. 미 중공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미 중공의 전략적 이해, 즉 반소의 이해는 계속 일치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양측은 동일보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다. 「레이건」정부의 행동은 중공의 위신을 상하게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은 하나이며 대만은 중공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는등 중공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
-그래서 중공은 미국을 비난하고 소련과의 교류확대를 과시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미국비판을 재개하고 미국의 패권주의를 다시 논하기 시작했다. 한편 소련에 대해서는 학자·스포츠맨의 교류로「자그마한 접근」외교를 시작했다. 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중공의 대외관계는 지도부의 형편에 따라 변한다. 현 지도부는 어떤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중공지도부는 경제·정치·외교의 전개에 대해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모택동이 죽은 후 중공국내의 경제·정치·사회상황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지만 외교면에서는 모택동노선을 왼완히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 노선에 대한 찬반세력간의 뉘앙스차이가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대만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해진 미 중공관계가 그렇고, 발전도상제국에 예전보다 큰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점등이 중공지도부 내의 모순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등소평 부주석의 입장은.
▲그의 제국주의 지향성, 너무나도 서방에 의존하는 경제·사회정책은 중공지도부내 일부로부터 불만과 경계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섭검영(전인대상무위원장강), 군의 일부, 진운(당부주석), 화국봉(당주석에서 부주석으로 격하)등이다. 등소평은 자신의 정책을 수행하는데 곤란에 직면하고 있다. 그에게는 모택동과 같은 권위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만의 통일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중공지도부는 국위만이 아니라 전략상의 고려에서도 대만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만의 합병은 극동의 전략정세와 대일관계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대만에는 중공이부족하게 느끼는 고도의 현대군사장비, 기술이 있어 중공의 과학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대만은 지리적으로 태평양지역에서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일본이나 미국은 대만이 중공에 합병되는 것은 자국에 손해라고 간주하고 있다.
-금후 중공의 내정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앞으로 당분간은 어떤 형태의 사회·경제적 발전이 좋을 것인가에 대한 탐구가 개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중공지도부내의 투쟁과 그 귀추에 관계하고 있다. 생각할 수 있는 형태는 3가지가 있다. 그것은 △등소평에 의해 강요되는 형태, 즉 우경화사회주의 모델 △문혁파가 권력을 장악하고 모택동 모델로 어느정도 복귀하는 경우 △50년대의 과학적 사회주의에의 복귀등이다.
나는 세번째 가능성이 가장 높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유교는 항상 「중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공인은 사회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거부하지는 않고 있다. 결국에는 진실이 어디에 있는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지금의 중공을 사회주의국가로 보고 있다는 뜻인가.
▲중공믄 사회주의국가다. 그러나 모택동하에서 그 과학적성격을 잃고 군대식·극좌적·모택동주의적인 사회주의의 길을 걸었다. 중공인은 지금 이 모델이 현실문제해결에는 전혀도움이 되지못하며 국민의 욕구도 전혀 충족시킬 수 없음을 알고 점차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50년대 모델에의 복귀란 쉽지 않을텐데.
▲등소평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제요소, 즉 계획적 사회주의와 시장사회주의를 결부시킨 길을 걸었다. 그런데 금년초 진운은 시장사회주의보다 계획이 우위를 차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그들이 계획에 근거하여 사회주의 건설을 행했던 50년대의 경험이 한층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시장사회주의가 많은 곤란을 몰아온다는 것을 그들은 경험에서 알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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