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유포 해병대 알몸 사진 위생검사 때 재미삼아 찍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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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인터넷에 유포돼 논란이 된 '해병대 알몸 사진'은 수년 전 해병대 부대원이 전역 기념과 위생검사 때 재미로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병대 사령부 관계자는 28일 "유포된 4장의 사진 가운데 8각모로 특정 부위를 가린 1장은 2003년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모 사단의 같은 부대에서 병사들이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에 촬영된 사진 속의 인물 가운데 김모 병장(당시 이병.올 7월 전역 예정)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역했다"면서 "김 병장이 '당시 선임병의 전역 기념으로 장난삼아 촬영했다'며 선임병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 사진은 2003년 10월 전역한 허모 병장이 부대원에게 사진을 나눠주지 못해 인터넷으로 돌려보기 위해 지난해 1월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올렸다. 8각모가 등장하는 또 다른 사진 1장은 2001년 해병대 내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역 기념으로 찍은 것이다.

또 내무실에서 거의 알몸으로 서 있는 병사들의 속옷을 선임으로 보이는 병사가 들춰보는 사진은 1997년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속에서 속옷을 들췄던 당시 선임병 김모씨는 "병장 시절 위생순검(점호) 때 소대원들과 재미삼아 찍은 사진"이라며 "성추행이나 가혹행위는 아니었다"고 해명자료를 냈다. 해병대는 또 거의 알몸 상태에서 눈 위에서 촬영된 나머지 1장의 사진도 군복과 주변 시설 등으로 미뤄 98년 이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런 행위는 과거 잘못된 병영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장병 기본권 보장과 인권침해 방지 차원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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