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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슬슬 허리 조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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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내리고 생산량도 줄이기 시작했다. 내수가 줄고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파이프나 건축용 자재등에 쓰이는 저가 철강재(전기로에서 생산되는 열연제품)의 가격을 57만~59만5000원에서 53만~58만원으로 1만5000원~4만원 내린다고 28일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달에도 스테인리스(300계) 가격을 t당 278만3000원에서 248만3000원으로 내렸다.

INI스틸.동국제강.한국철강 등도 이달 초 철근 가격을 53만원선에서 50만원선으로 일제히 내렸다.

선박제조용 후판의 가격도 싸진다. 동국제강은 선박용 후판 가격을 7월부터 t당 71만원선에서 68만원선으로 인하했다. 지난해 초부터 올 1분기까지만해도 오름세를 탔던 철강재의 가격이 이처럼 내린 것은 중국산 값싼 철강재 수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5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철강재의 양은 344만777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7%가량 늘었다.또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강재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 하락의 원인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포스코는 7~8월 스테인리스 열연제품의 생산량을 월평균 13만3000t에서 4만t씩 감산키로 했다.

INI스틸.동국제강.한국철강 등 9개 철근 제조업체들은 이달 생산계획을 지난달 생산량 84만8000t보다 12.7% 줄여 잡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6만8000t보다 23.6%나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철강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어서다. 중국은 2003년까지 많은 양의 철강재를 우리나라 및 제3국으로부터 수입해 전 세계 철강재의 가격을 올려 놓았었다.

이에 힘입어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매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는 등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펴면서 중국내 철강재 수요 증가세가 주춤해진데다 중국내 철강 생산량이 늘면서 '철강 경기'가 식었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일시적인 가격 반등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2010년경까지는 철강경기가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고급 철강재의 가격은 철강재의 대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세다. 자동차 강판의 경우 최근 2년동안 t당 125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급 철강재의 경우 2008년까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고급철강재 생산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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