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매맞고 숨진 25개월 입양아, 부검해보니 머리에 피 고여

중앙일보

입력

  25개월 된 입양아가 울산에서 어머니에게 매를 맞은 지 하루 만에 숨진 사건에 대해 부검의가 “외부 충격으로 뇌에 출혈이 생겨 사망했다”는 소견을 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26일 어머니 김모(46)씨에게 플라스틱자로 엉덩이를 수 차례 맞은 뒤 숨진 A(2)양을 부검한 결과 사인이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경막하출혈이란 뇌를 감싸고 있는 막 안쪽에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부검의가 외부 충격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김씨의 폭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 25일 오후 울산 중구 서동 자신의 집에서 A양이 젓가락을 전기 콘센트에 꽂으려 하자 플라스틱자(40㎝)로 아이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때렸다. A양은 매를 맞은 다음날 의식불명과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A양의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멍자국을 발견한 경찰은 아동 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보육원에서 A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과는 2년째 별거 중이지만 매달 300만원 정도의 양육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친자녀(11세, 14세)들은 “엄마가 아기를 정말 예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폭행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울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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