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 윌리엄스, "내 생애 최악의 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가 말할 수 있는 단어는 파울(foul)뿐'

'동생' 윌리엄스가 탈락했다. 세레나 윌리엄스(23·세계4위)는 26일(한국시간)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벌어진 2005 윔블던 테니스대회 3회전에서 노장 질 크리바스(30·세계85위)에 세트스코어 0-2로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4회전에서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25·세계16위)와 만나 다시 한번 자매대결을 벌이려고 했던 꿈은 무산됐다.

크리바스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 그랜드슬램 3회전에 오른 선수이기에 4번 시드 세레나의 탈락은 더욱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레나는 경기 후 "차라리 집에서 쉬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망스러운 게임이었다. 아무리 못했을 때도 이정도 플레이는 아니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문제는 범실이었다. 1세트에서는 어이없는 범실이 이어지면서 자멸했고 2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패배의 수렁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세레나가 98년 이후 윔블던에서 3회전에 탈락하기는 이번이 처음. 2002~2003 2년연속 정상에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만18·세계2위)에게 패해 3연패에 실패했다. 세레나로서는 이번대회 4강전에서 샤라포바를 만나 당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다짐까지 물거품이 돼버렸다.

반면 3번째 맞대결에서 세레나라는 대어를 잡은 크리바스는 "세레나가 흔들리는 것에 상관없이 내가 의도한대로 플레이를 한 것이 적중했다"면서 승리 소감을 밝혔다.

크리바스는 "이전에 처음 세레나와 경기할 때는 세계최고 선수와 싸운다는 두려움이 컸지만 두번째 붙을 때는 많이 사라졌고, 이번 경기에서는 세레나와 내가 별 차이 없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다"면서 심리적인 면이 승리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크리바스의 4회전 상대는 세레나의 언니인 비너스. 크리바스는 윌리엄스 자매를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테니스를 하겠다"는 답변으로 또 한번의 이변을 예고했다.

한편 비너스는 세레나와 크리바스 전에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슬로바키아의 다니엘라 한투초바(22·세계28위)를 2-0(7-5 6-3)으로 물리치고 동생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갖게 됐다.

김현기 기자

- 언제나 즐거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ADVERTISEMENT
ADVERTISEMENT